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취임 후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19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6월 3주차 정례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4%p 하락한 29%를 기록했다. 이는 취임 이후 최저치로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1월 4주 차와 2월 1주 차 조사결과와 같은 기록이다. 같은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3%p 상승한 61%를 기록했다. 의견을 유보한 답변은 전체의 9%였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메르스 사태 본격화 이후 3주 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 정례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메르스 사태 영향을 받지 않았던 5월 4주차 정례조사 이후 11%p나 하락했다. 앞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역시 지난 15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월 4주차 결과와 비교할 때 2주 사이 10.1%p 하락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
박 대통령 지지율 34.6%... "모든 지역�계층에서 하락" )
당초 예정돼 있던 방미 일정(14~18일)을 연기하면서 펼친 현장 행보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부정평가 이유 중 '메르스 확산 대처 미흡'은 전주 대비 6%p 상승한 33%를 기록했다. 이는 처음 부정평가 이유로 꼽혔던 6월 1주차 정례조사 때와 비교할 때 19%p 상승한 수치다. 이밖에 '국정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2%)', '리더십 부족·책임회피(12%)', '소통미흡(11%)' 등이 부정평가 이유로 꼽혔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부정평가 수치가 긍정평가를 앞섰다. 대구·경북 지역 응답자의 51%가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부정평가했는데 이는 긍정평가(41%)보다 10%p 앞선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은 "이번 주에는 대전·세종·충청,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에서 지지율이 10%p 이상 하락했는데 메르스 확진·사망 또는 경유 병원이 추가로 또는 타 지역에 비해 늦게 나타난 곳"이라며 "대구·경북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선 것은 2월 둘째 주 이후 처음"이라고 짚었다. 대구에서는 지난 16일 메르스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세대별 응답에서도 50%를 크게 밑돌았다. 19세 이상의 13%, 30대의 11%, 40대의 16%, 50대의 40%만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평가했다. 60대 이상의 긍정평가는 60%였으나 이 역시 전주 대비 6%p 하락한 수치다.
다시 증가한 메르스 감염 우려... 추가 확진자 발생한 지역 불안 높아메르스 감염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이번 조사에서 메르스 본인 감염이 우려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62%였다. 지난주 같은 조사 당시 '우려된다'는 응답(54%)보다 8%p 상승한 것이다.
무엇보다 메르스 확진자가 추가 발생한 지역은 '우려된다'는 답변이 전주 대비 10%p 이상 증가했다. 대전·세종·충청에서의 '우려된다'는 답변은 전주 대비 22%p 상승한 67%를 기록했고, 대구·경북 역시 같은 답변이 12%p 상승한 59%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은 "지난주 초에는 환자 발생·경유 병원 정보 공개, '병원 내 감염이 다수'라는 발표가 있었고 한때 확산세도 주춤했지만 이후 사망자 수와 확진자 발생·경유 지역 등이 증가하면서 불안감도 다시 증폭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를 한 것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