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에도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
연일 뉴스에 보도되는 메르스 바이러스, 전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는 이 바이러스가 이제 청정지역이었던, 저희가 살고 있는 대구에도 떴습니다. 분주하고 바쁘던 산부인과 병동에는 산모들의 출입이 뜸해지고 정문 앞에는 마스크를 낀 간호사들이 수시로 내원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문진을 합니다.
"기침나고 고열증세 있으세요? 중동 다녀온 적 있으신가요?"대구에는 수성구 중동이 있습니다. 대구에는 중동에 다녀온 많은 사람들이 있겠지요. 하지만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한 중동에 다녀온 사람은 극히 드물 겁니다. 고개를 좌우로 갈지자로 흔듭니다.
"아니오."이내 체온계를 이마 혹은 귀에 대고 열을 체크하고 괜찮다고 합니다. 그러면 병원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변화가 대구에도 닥쳤습니다.
'철통 방호벽' 두른 산부인과와 조리원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진 임산부와 그리고 이제 막 세상에 나와 바이러스에 무방비인 신생아를 위해서 산부인과와 조리원은 철통 방호벽을 두릅니다. 면회객의 방문은 일절 금지되고 보호자만 머물 수 있습니다. 불편하고 답답한 절차들이 많이 추가되었지만 바이러스의 내부 투입을 막기 위해 모두가 불편을 감수합니다.
저희 부부는 신생아를 차에 태워 멀리 이동하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병원부설 산후조리원에 입실했습니다. 이곳도 인기가 많아 임신 6개월차에 미리 예약을 해야 했습니다. 산후에 조리를 하는 곳입니다. 처음에는 저는 그 개념이 대단히 생소했습니다.
무식하다 생각하실 수도 있겟지만 "산후조리? 산후에 요리를 배우는 곳인가?"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예전엔 산후조리의 중요성을 잘 몰랐습니다. 아이를 낳는 과정의 고통을 간접적으로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낳은 뒤 엄마의 몸은 아주 힘든 상태입니다. 제왕절개의 여부에 따라 회복의 속도 차이는 있지만 어떤 형태로 아이를 낳든 산후에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바람이 들었다", "풍이 들었다" 등등 산후관리를 잘못 하면 손발이 시리고 아픈 증상 등이 중년에 극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때론 비만 오면 뼈마디가 쑤시는 증상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산후조리원은 임산부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아내들은 다양한 산후조리원에서 선택을 해야합니다. 그만큼 수요가 많으니 공급도 많아졌습니다. 이 또한 21세기의 새로운 출산 문화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일부 산모들은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기도 합니다.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곁에서 산모를 돕는 것입니다.
몸이 아픈 것은 하나의 어려움입니다. 이제 갓 태어난 아기를 매순간 돌봐야 하는 것은 또 다른 어려움입니다. 24시간 아이는 웁니다. 배가 고파 울고, 똥 오줌을 싸서 웁니다. 뼈가 물러진 엄마가 혼자 젖을 먹이고 똥 기저귀를 갈고 아이를 세심하게 보살피는 것은 대단히 벅찹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거나 산후조리원에 머물면서 출산 직후의 몸과 마음의 부담을 더는 것입니다.
사람은 무엇이든 자신이 직접 경험해봐야 어떤 것인지 알게 됩니다. 전 이제 출산의 과정을 곁에서 직접적으로 경험하면서 평생 잊지 못할 기억들을 쌓고 있습니다.
서울의 모 병원에서 임산부가 메르스 확진이 되어 많은 동료 임산부들에게 공포감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 임산부는 제왕절개로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고 합니다. 메르스의 악재 속에서도 다행히 제가 만나본 모든 산모들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고 신생아는 무럭무럭 커 나가고 있습니다. 메르스의공포가 막을 수 없는 출산의 기쁨과 행복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산후조리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산모의 휴식과 신생아의 안정입니다. 대개는 임신 중반부에 여러 산후조리원과 산후조리사의 장단을 비교해서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힘든 출산을 겪어낸 부부에게도 산모에게도 도움이 되는 산후조리원의 선정은 출산후 회복의 과정을 단축시켜줍니다. 실제로 저희 부부도 산후조리원에서 보내면서 산후체력을 많이 보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