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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관이 아파트 입주민들이 베란다에 걸어둔 '무상급식 펼침막'을 철거하라는 공문을 보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3일 '무상급식되찾기 내서학부모행동 밴드모임'에 따르면, 최근 창원시 마산회원구청은 마산내서 더푸른아파트 입주민에게 '소형 펼침막 철거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마산회원구청은 공문에서 "아파트 베란다에 무상급식 소형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어, 입주민들과 인근 주민들로부터 철거 요청 전화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며 "도시미관과 공동주택의 깨끗한 이미지 유지를 위해 자진 철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무상급식되찾기 내서학부모행동 밴드모임 소속 학부모들은 창원 마산회원구 내서 더푸른아파트 등에 무상급식을 바라는 내용의 펼침막을 베란다에 걸어 놓았다(사진제공-내서학부모행동).
무상급식되찾기 내서학부모행동 밴드모임 소속 학부모들은 창원 마산회원구 내서 더푸른아파트 등에 무상급식을 바라는 내용의 펼침막을 베란다에 걸어 놓았다(사진제공-내서학부모행동). ⓒ 윤성효

마산내서 더푸른아파트를 비롯한 지역 아파트에는 지난 4월부터 "급식도 교육이다, 무상급식 실시하라"고 새겨진 작은 펼침막이 걸려 있다. '무상급식되찾기 내서학부모행동 밴드모임'은 작은 펼침막을 제작해 나눠주었고, 지금도 아파트 베란다에 걸려 있다.

마산회원구청은 펼침막 철거 요청의 근거로 옥외광고물등관리법을 들고 있다. 마산회원구청 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의 민원 제기가 있고 해서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며 "아파트 베란다도 옥외광고물법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앞서 양신시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양산시 북정동 네오파트 입주민들이 지난 4월부터 '의무교육 의무급식'이라고 새겨진 펼침막을 내걸자,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관리규약에 따라 광고행위는 안된다"며 철거 요청해 논란을 빚었다. 양산 네오파트 주민들은 무상급식 펼침막은 광고행위가 아니라며 반발했고, 지금도 여러 개 펼침막이 그대로 걸려 있다. 당시 이 아파트에서 펼침막이 논란이 되었을 때, 양산시청 등 행정기관에서는 나서지 않았다.

아파트 베란다의 펼침막 걸기는 2008년 '미국 광우병 우려 쇠고기 수입 사태' 때도 있었다. 당시 주민들은 "우리 집은 광우병 소를 반대합니다"고 새겨진 작은 펼침막을 내걸었다. 당시 구청이나 동사무소 등에서 철거 통보했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옥외광고물등관리법에 보면 미신고·무허가 광고물은 불법이라고 돼 있지만, 무상급식 펼침막은 광고가 아니기에 이 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최근 창원시 마산회원구청은 마산내서 더푸른아파트 입주민들한테 '무상급식' 펼침막을 자진 철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최근 창원시 마산회원구청은 마산내서 더푸른아파트 입주민들한테 '무상급식' 펼침막을 자진 철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 윤성효

설사 이 펼침막이 광고물이라 하더라도, 법에 "이 법을 적용할 때에는 국민의 정치 활동의 자유 및 그 밖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한다"(적용상의 주의)라는 예외조항이 있다.

더불어 공무원이나 관리사무소에서 베란다 펼침막을 철거할 수 있는 근거도 없다. 가령 공무원이 아파트를 방문해 철거한다면 주거침입에 해당할 수 있고, 밖에서 철거할 경우 재물손괴죄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푸른내서주민회 이민희 사무국장은 "무상급식 펼침막은 상업 목적도 아니고, 광고도 아니다, 단순한 개인적인 의사 표현"이라며 "베란다에 펼침막을 걸어 놓았다고 해서 교통방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지나치게 크지도 않다, 오히려 펼침막 철거를 요청하는 게 정치적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무상급식#펼침막#아파트 베란다#푸른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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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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