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하다. 인피니티 Q70 익스클루시브, 3.7리터 가솔린 엔진은 여기에 정갈한 맛까지 곁들여져 있다.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아 속도를 높였다.
서울춘천고속도로와 경춘가도를 달리고 강촌에서 강원도 홍천, 춘천까지 270km의 거리를 쉴 사이 없이 달려도 절묘한 레시피가 주는 맛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워즈오토가 극찬한 3.7리터 VQ 엔진의 힘, 거슬리는 외부 소음을 잡아내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뛰어난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으로 확보된 운전의 질감까지 절묘하다.
V6 3.7 VVEL 엔진이 내는 힘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최고출력이 333마력, 최대토크는 37.0kg.m이다. 스포츠 성능을 강조한 세단 답게 회전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꾸준하게 힘을 낸다.
저속에서 엔진 회전수를 과격하게 올릴 때의 반응도 빠르다. 스포츠 모드로 7500rpm부터 시작 되는 레드존을 강하게 압박하면 여기서부터 인피니티가 공을 들인 부분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듀얼 머플러의 엔진 사운드가 조금 거칠어 지고 토크가 아주 길게 이어지도록 해서 직관적이고 탄력있게 속도가 상승하는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차체의 거동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준다. 험하게 운전을 하고 심하게 굽은 도로에서 마음껏 속도를 내도 차선을 벗어나거나 슬립, 스티어 현상도 최소화된다.
차체의 양력을 최소화하는 제로 리프트도 안정적인 차체의 유지를 돕는다. 강성과 지지력을 높였다는 알로이 휠과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 18인치 타이어의 접지력도 훌륭했다.
속도와 상관없이 전혀 불안하지가 않다. 굳이 지적을 하자면 처음 차체를 거동시키는 순간 힘의 분배가 매끄럽지 않다는 점이다. 고속 위주로 설정된 엔진 특성에 따른 것이지만 저속 주행이 빈번하고 길게 이어지는 시내 구간에서는 엔진이 거칠게 반응하는 순간들이 자주 나타난다.
표시된 복합연비는 8.3km/l(도심 7.3km/l/고속도로 10km/l), 주로 고속도로를 주행한 실 연비는 10.3km/l로 나타났다.
외관은 지금까지의 인피니티가 가져 온 특성들이 그대로 살아있다. 달리는 치타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외관은 앞 부분을 길게 배분하고 트렁크 쪽을 가능한 짧게 설계하는 롱 노즈 숏 테크 바디에 더블 아치형 그릴, 시그니처 LED 헤드램프로 구성이 됐다.
굴곡이 심한 보닛의 캐릭터 라인, 볼륨이 강조된 프론트 휀더도 인피니티가 갖고 있는 디자인 특징이다. 장인의 수공예 작업이 강조되는 인테리어에도 인피니티의 개성이 가득하다.
더블 웨이드를 콘셉트로 한 인테리어는 돌출된 센터페시아(운전중에도 팔이 수직형으로 이동해 버튼류를 다루기가 쉽다), 장인이 직접 만들었다는 우드 트림과 대시보드의 가죽, 아날로그 시계, 어라운드 뷰 모니터, 보스 사운드는 Q70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살리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고급 세단 시장에서 인피니티의 존재감은 크지가 않다. 그러나 백문이 불여일견, 독일산 프리미엄 브랜드에 쏠린 관심을 조금만 돌려 체험을 해 보면 Q70이 여기에 대적할 수 있는 상품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선입견만 없다면 충분히 훌륭한 세단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최근 디젤 세단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가솔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유럽산 고급 세단과의 승산도 있어 보인다. 인피니티 Q70 3.7 익스클루시브의 가격은 6940만 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헤럴드에도 게재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