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없을 수록 디자인은 복잡해진다. 크롬과 같이 반짝거리는 소재가 많아지고 과장된 라인과 볼륨으로 치장을 한다. 반면 아우디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간결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많은 여백을 그대로 놔 뒀지만 그래도 기품이 가득하다.
독일차들이 대개 그렇기는 해도 아우디는 더 과감하게 많은 것을 비워 놨다. 이런 비움의 철학, 여백의 맛이 아우디를 더 특별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5월 출시된 A6 부분변경 모델도 LED로 램프류를 더 간결하게 다듬었다. 여기에 파워트레인의 수치를 높여 풀 체인지급 변화를 보였다.
아우디는 단순한 직선을 강조한다. 부분변경 모델도 헤드 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연결하는 라인, 측면의 캐릭터, 후면 트렁크 리드까지 반듯하다. 휠 아치만 봐도 볼륨은 최대한 자제가 됐다. 전장(4933mm)이 이전 모델보다 18mm나 늘어나면서 어느 방향에서 바라봐도 스플릿 스타일, 역기를 들어 올리기 위해 가장 마지막 순간에 유지되는 완벽한 자세가 보인다.
LED 헤드램프와 턴 시그널은 많은 이야기를 숨겨 놓고 있다. LED 헤드램프는 야간 전방 차량의 시야까지 배려를 하고 광 섬유로 만들어진 턴 시그널은 6개의 조명이 하나씩 차례로 가려는 방향을 가리킨다. 진짜 나무를 센터콘솔의 패널 등으로 사용한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변화는 클러스터다.
이 클러스터의 중앙 모니터에 내비게이션 지도가 뜬다. 내비게이션 지도가 조악하고 부정확하기로 유명한 아우디지만 어쨌든 색다른 시도다. 효율성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익숙한 센터페시아 상단 중앙 모니터로 자꾸 눈이 가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만까지 있기 때문이다.
파워트레인의 구성은 복잡하다. A6는 4종의 TDI 디젤 엔진과 3종의 TFSI 가솔린 엔진을 품고있다. 아우디는 복잡하다기 보다 다양한 구성으로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시승차는 아우디 A6 50 TDI 콰트로다. V6 디젤 직분사 싱글터보에 2967cc의 배기량에 7단 S트로닉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DCT)로 272마력(3500~4250rpm)의 최고 출력과59.2kg.m(1250~3250rpm)의 최대 토크, 복합연비 12.5 km/ℓ 의 제원을 갖고 있다. 상위 모델인 55TDI콰트로와 같은 엔진이지만 여기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승차감을 우선한 55TDI와 달리 50TDI에서는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한 구성이다.
풍부한 제원답게 달리는 맛은 동급 디젤 세단 가운데 가장 맛깔스럽고 강렬하다. 5.5초에 불과한 시속 100km 도달 시간이 말해 주듯, 가속력은 그야말로 발군이다. 4개의 휠이 노면을 고르게 움켜지고 빠르게 치고 나간다. 가속이 붙으면 속도계를 아주 높은 수치까지 어렵지 않게 끌어 올린다.
효율모드로 고속도로를 정속으로 달리면 14km/ℓ대 이상의 연비가 계속 유지된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아우디 A6는 아우디코리아의 주력 모델이다. 18개나 되는 세부 트림 가운데 35TDI와 45TDI콰트로가 이 중 핵심이기는 하지만 50TDI콰트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골라야 할 대상이 많다는 점에서 고민이 되기는 하지만 A6의 여러 트림 가운데 50TDI쾨트로는 프리미엄 세단에 가장 가까운 상품성을 갖고 있는 모델이다. 가격은 8330~9100만 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헤럴드에도 게재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