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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호라이즌스호가 촬영한 명왕성 사진을 공개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인스타그램 갈무리.
뉴호라이즌스호가 촬영한 명왕성 사진을 공개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인스타그램 갈무리. ⓒ 미국항공우주국

뉴호라이즌스 호가 9년 6개월 동안 56억 7천만km의 긴 여정 끝에 명왕성을 인류의 눈앞에 선보였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무인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 호가 지난 14일 오전 7시 49분 57초(한국시각 오후 8시 49분 57초)에 명왕성에서 가장 근접한 약 1만 2550km 거리까지 접근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인류의 우주 탐험은 마침내 명왕성까지 닿았다. 1930년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1906∼1997)가 처음으로 명왕성의 존재를 발견한 지 85년 만에 이뤄낸 값진 성과다.

NASA의 뉴호라이즌스 프로젝트 매니저 글렌 파운틴 박사는 CNN 인터뷰에서 "미국 동부의 골프장에서 티샷을 날려 서부의 로스앤젤레스 골프장으로 홀인원한 것과 같다"고 비유하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했다.

인류의 우주 탐험, 마침내 명왕성과 만나다

인류의 최첨단 기술을 집약한 뉴호라이즌스 호는 2006년 1월 아틀라스-V 로켓을 타고 발사됐다. 금박지로 덮인 피아노 크기의 이 탐사선을 개발하기 위해 최고의 과학자들을 모으고 7억 달러(약 7980억 원)를 투입했다.

공교롭게도 명왕성은 그해 8월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 기준을 바꾸면서 태양계 행성 지위를 잃고 왜소 행성(dwarf planet)으로 분류됐다. 명왕성이 위성을 지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중력이 없다는 이유였다.

뉴호라이즌스 호는 목성을 지나면서 최대한 힘을 아끼기 위해 전력을 차단하고 일종의 '동면'에 들어갔고, 지구와의 교신도 중단됐다. 올해 1월 잠에서 깨어난 뉴호라이즌스 호는 본격적으로 명왕성을 탐험했다.

뉴호라이즌스 호는 초고해상도 망원 카메라를 통해 명왕성과 위성들의 컬러 사진을 지구로 보냈다. 평균 표면 온도가 영하 229도로 '얼음 왕국(Icy world)'이라는 별칭을 얻은 명왕성은 '붉은 갈색'으로 보인다.

NASA의 설명에 따르면 화성과 비슷한 색깔을 갖고 있지만 화성은 산화철 때문에 붉게 보이고, 명왕성은 탄화수소 때문에 태양의 자외선과 지표면이 상호 작용을 일으켜 붉은색을 띄고 있다.

뉴호라이즌스, 태양계 넘어 미지의 세계로

뉴호라이즌스 호는 명왕성 중력권을 지나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그리고 가장 명왕성의 큰 위성인 '카론'의 그림자가 생기는 공간을 거쳐 태양계 밖으로 향한다.

뉴호라이즌스 호는 아쉽게도 명왕성에 착륙하지 않는다. 소형 탐사선이라 연료가 부족하고, 명왕성의 중력이 너무 약하기 때문에 착륙을 위해 궤도에 진입하고 도는 것이 어렵다.

지구와 명왕성의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뉴호라이즌스 호가 보낸 모든 정보가 도착하려면 무려 1년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교신에도 왕복 9시간이 걸리고 있다.

뉴호라이즌스 호는 명왕성을 완전히 통과하면 동력이 다할 때까지 다양한 크기의 소행성과 얼음 덩어리들로 구성된 '카이퍼 벨트'를 탐사할 예정이다. 인류가 도달할 수 있는 최대한 깊은 우주를 가는 셈이다.

뉴호라이즌스 프로젝트의 책임 연구원 앨런 스턴 박사는 "우주는 인류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멋진 세계"라며 "무엇이 가장 흥미로운 발견이 될지 전혀 예상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뉴호라이즌스 호가 과연 얼마나 더 많고 신비로운 우주의 정보를 인류에게 보여줄지 주목된다.

○ 편집ㅣ조혜지 기자



#뉴호라이즌스#명왕성#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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