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대한민국 행복학교 박람회(7.16~7.18)가 여수세계박람회장 국제관에서 열렸다. 눈부시게 발전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다니는 것이 행복하지 않다고 여기는 대한민국의 학생들. 교육부에서는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행복학교 박람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참가한 행복학교를 찾아서 행사장을 둘러보니 "우리학교가 행복한 학교입니다"라고 자랑하러 참가한 학교는 많았다. 그러다 내 눈에 띈 몇 학교를 둘러보았다.
긍정, 다정, 열정의 삼정초등학교총 19학급 430여 명의 학생들이 자연친화적 환경 속에서 행복한 패밀리 학교를 만들어가는 삼정초등학교(울산)는 작년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학교로 선정되고 올해는 교육부지정 인성시범학교로 선정됐다.
학생들을 인솔하고 온 지도교사에게 "왜 삼정초등학교가 행복해요?"라고 묻자 "긍정- 나를 값지게, 다정 - 너를 귀하게, 열정 - 꿈과 끼를 발휘하는 열정을 가지고 서로를 존중하는 학교"라고 설명했다. 종이를 오려 붙여 구형을 만들고 풍선을 만들어 축구공을 완성시키는 시범을 보이는 이수린(6년) 양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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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육각형 20개, 오각형 12개를 이용해 축구공을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나노소재인 플러렌은 육각형 20개와 오각형 12개로 이뤄져 있거든요. 그래서 과학과도 연관된 체험교실입니다. 처음엔 힘들고 실수도 있었는데 좋은 분들이 힘내라고 하시며 선물도 주셔서 재미있었습니다."메르스 때문에 손소독제가 인기인 송촌고등학교
행사장을 돌다보니 차례를 기다리느라 줄이 길게 늘어선 곳이 있었다. 천연 손소독제 만들기 코너를 운영하는 대전송촌고등학교가 운영하는 부스다. 메르스 때문일까? 배우려는 사람이 많다. 동아리 '닥터후'에서 활동하는 1학년 박원주양이 천연손소독제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줬다.
식물성 무수에탄올 → 알로에 베라워터 →유기농 식물성 글리세린 →오일(레몬, 라벤더)"
원래는 침을 이용해서 DNA를 추출하려고 했는데 메르스 때문에 아쉽게 하지 못했습니다. 전염병을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손소독제 만들기 코너로 바꿨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까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이 좋아해서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합니다."학생들이 즐거워하는 거꾸로교실 운영하는 함태중학교강원도 함태중학교에서는 거꾸로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수학을 담당하는 소희 교사가 거꾸로교실을 설명해줬다. 거꾸로교실은 학생들이 디딤영상을 미리 시청하고 오게 함으로써 교실에서 가르침(일방적 강의)를 비우고 그 시간을 다양한 학생활동으로 채워나가는 혁신적인 교육방법이다.
그녀가 거꾸로교실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같은 학교 선배교사가 '미래교실네트워크'에서 주관하는 거꾸로교실 캠프에 참여해보라고 적극 추천해 주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내 수업을 열심히 듣는가,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일상적인 고민보다는 일단 한 번 부딪쳐 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저희 학교 두 분 선생님이 함께 하셨습니다. 영상을 만들고 활동지를 만들고 게임을 고안하는 준비들이 힘들기도 하지만 함께 하시는 선생님들이 있어서 든든하며 도움을 많이 받고 있고 수학을 즐거워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어서 보람있습니다."게시판에는 여러 학생들이 쓴 쪽지가 보였다. 두 명의 쪽지 내용이다.
"나는 1학년 때 솔직히 수포자였어요. 그래서 수업시간에 엎드려 잠만 잤어요.하지만 2학년이 되어 거꾸로교실을 하면서 시험성적이 많이 올랐습니다.""거꾸로교실은 참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들에게 배우면서 실력이 많이 늘었고 선생님이 가르쳐 주실 때는 아이들이 졸고 떠들어서 방해가 되었지만 거꾸로 수업은 큰 소리로 말해도 방해가 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전교생이 경험하는 1년의 교육과정을 앨범으로 제작해 돌려주는 산흥초등학교행사장을 둘러보고 나가려는 찰나에 눈에 띄는 학교가 있었다. 대전에 있는 산흥초등학교다. 대전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산흥초등학교는 '산이 흥하라'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시골학교다.
교사들에게 "왜 산흥초등학교가 행복한가?"를 묻자 재학생 모두가 해마다 한 권씩 받는 앨범을 보여줬다. 전교생 68명에 병설유치원 학생 10명의 학생들이 학교에 입학하면 학교 뒤 정원에 나무를 심는다. 나무에는 나무이름과 학생 이름, 꿈을 기록해 푯말을 붙인다. 4년 전부터 이 작업을 시작한 전길상 교장의 얘기다.
"나무는 한 자리에 있어도 자기의 꿈을 가지고 자랍니다. 그래서 학생 각자가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자라라는 의미입니다. 앨범제작 경비요? 학교운영비로 제작해서 한 학년이 끝나면 학생들에게 줍니다."
산흥초등학교 운동장 앞쪽에는 보리와 밀을 심은 후 수확하고 나면 고구마를 심는다. 고구마는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군고구마 파티재료로 사용한다. 학교 텃밭에는 배추를 심어 김장을 해 노인정에 기증한다. 어디 그뿐인가. 봄에는 산에 올라 진달래를 따다가 화전을 해먹는다. 최여정 교사가 학생뿐만 아니라 자신도 행복하다며 입을 열었다.
"해마다 앨범을 제작할 때 행복했어요. 사진 찍을 때 행복하고 편집할 때 행복했어요. 사진 한 번 찍는데 수십장을 찍어야 하잖아요? 눈감는 학생, 입모습이 삐뚤어진 학생 등 맘에 안 드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죠. 지금 전학 오겠다는 학생이 줄 서 있지만 정원이 넘쳐 다 받아줄 수가 없어요." 덧붙이는 글 | 전라남도 교육소식지와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