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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의 집단 자위권 법안 강행 반대 시위 참가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의 집단 자위권 법안 강행 반대 시위 참가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일본 국회 앞에서 열린 집단 자위권 법안 반대 집회에서 백발노인이 당당하게 나섰다. 20년 전 일본의 침략 전쟁을 사죄했던 무라야마 도미이치(91) 전 총리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3일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 중의원 회관 앞에서 열린 아베 정권의 집단 자위권 법안 강행 반대 시위에 참가해 시민들과 함께 "전쟁 반대" 구호를 외쳤다.

"국민 뜻 무시 폭거... 절대 용서할 수 없다"

연단에 오른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은 평화헌법을 두고 전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라며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자기 생각만으로 집단 자위권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폭거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 앞에서 20년 만에 마이크를 잡는다"며 "목숨을 걸고 평화헌법을 지키도록 힘내겠다"고 강조했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국회 앞 광장을 울린 무라야마 전 총리의 연설에 시민들은 박수를 쏟아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집회가 끝난 뒤 참의원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정권이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과 북한의 군사 위협 등을 이유로 헌법을 위반한 안보 정책은 추진하는 것은 "일방통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교 경로를 통해 확실히 협의하고 다루면 될 것을, 중국 위협론까지 들고나올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지금은 자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지만, 내년 참의원 선거가 열리니 국민이 더욱 확실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재임 당시 1995년 종전 50주년 담화인 이른바 '무라야마 담화'에서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를 반성하고 전 세계에 사죄했다. 이는 내각의 각의로 결정된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다.

그러나 최근 아베 신조 총리가 집단 자위권 법안을 강행하고, 종년 70주년을 기념해 발표하려는 '아베 담화'에서 과거사 사죄도 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무라야마 담화#아베 담화#집단자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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