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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다, 비만.
문제다, 비만. ⓒ flickr

비만은 현대인의 공적(公敵)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비만은 증가추세에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비만의 유병률은 성인인구의 25%에 이르고 있다.

비만이 대표적 성인병인 고혈압, 당뇨를 유발하며 심장질환이나 뇌경색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그런데, 비만이 암도 유발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2007년에 발표된 세계암연구재단의 보고서에서는, 비만을 식도, 췌장, 대장, 유방, 자궁, 신장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1등급 발암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들을 개략적으로 살펴보자.

뚱뚱하면 오래 못 산다?

일반적으로 비만에 대해 연구를 할 때는, BMI (Body Mass Index : 체질량지수.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 kg/m2)가 주로 사용된다. BMI 25에서 30 사이의 경우 과체중, BMI가 30이 넘는 경우를 비만으로 규정한다.

한국인의 평균 신장을 기준으로 하여 예를 들어보면, 172cm의 남성의 경우, BMI 25에 해당하는 체중은 약 74kg, BMI 30에 해당하는 체중은 89kg이다. 160cm의 여성의 경우, BMI 25에 해당하는 체중은 64kg, BMI 30에 해당하는 체중은 약 77kg이다.

비만한 사람은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에 취약하다. BMI가 30을 초과하는 비만 인구의 경우, 평균적으로 수명이 6~7년 감소하고 과체중 (BMI 25~29.9)의 경우에는 3~4년 정도의 수명이 감소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마르는 것이 능사는 아닌 듯하다. 110만 명의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BMI 22.6에서 27.5 사이의 인구군이 가장 사망률이 낮았고 BMI가 35 이상인 경우 사망률이 1.5배 높았다. 한편, BMI가 20 이하의 마른 인구군에서는 오히려 사망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172cm 남성의 경우, 160cm 여성의 경우 BMI 20인 사람의 체중은 각각 59kg, 51kg이다)

다른 연구들에서도, BMI 22~27 사이의 인구군이 가장 사망률이 낮고 그 양옆의 사망률이 높아지는 U자 모양, 혹은 J자 모양을 그리는 양상을 보였다. 심하게 마른 사람의 경우, 다른 질병이 있거나 흡연자일 가능성 등이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제시되었다.

비만과 암

최근에 이루어진 다양한 역학 연구에서, 비만한 사람들은 암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 비만한 사람들에게 암 발병률이 높은 걸까? 이에 대해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다음과 같은 가설들이 제시되고 있다.

지방세포는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늘려, 여성호르몬과 연관이 있는 암인 유방, 자궁내막암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비만인에게서 높은 수치로 나타나는 인슐린, 인슐린 성장인자, 그 외 지방세포에서 나오는 호르몬 (렙틴 등)이 종양 세포의 생장을 촉진한다.

비만인들에게서 염증을 나타내는 수치가 높게 나오며, 이러한 만성적인 염증 상태가 암 위험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141개의 연구를 종합하여 분석한 한 메타분석에서, BMI가 5kg/m2 증가할 때마다 남성에서 식도암 1.5배, 갑상샘암 1.3배, 대장암과 신장암이 1.2배 증가했으며 여성에서는 자궁내막암과 담낭암이 1.6배, 식도암이 1.5배, 신장암이 1.3배 증가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비만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암들은 다음과 같다.

자궁암, 유방암, 담낭암, 신장암, 간암, 대장암, 갑상선암, 난소암, 백혈병.

'살의 압박'에서 탈출하자

'다이어트!' 온갖 매체에 최근 수십 년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내용이며, 이에 대한 의견과 정보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온갖 정보가 난무하고, 이에 대한 경제적 수요도 엄청나다.

사실 비만에서 탈출하는, 아니 쉽게 얘기해서 '살을 빼는' 방법을 일률적으로 제시하기는 어렵다. 살진 몸은 인생을 걸쳐 형성된 그 사람의 생활습관의 결정체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사람이 있는데, 당연히 그런 사람은 없다 (쿠싱병, 갑상샘 저하증 등 특수한 질병이 있는 경우는 제외하고). 많이 먹지 않는 것 같다는 사람을 유심히 살펴보면, 아무렇지 않게 집에서 기름지고 고열량의 음식을 섭취하고 수시로 간식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비만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을 개인별로 맞추어 개선해야 한다.

짧은 칼럼에서, 살을 빼는 방법을 전부 학술적으로 제시하기는 어렵다. 다만, 필자도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경험담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몇 가지 조언하며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필자도 본래 BMI 30 이상의 비만 체격이었으나, 오랫동안의 생활습관 조절 후 BMI 25 정도의 체격으로 유지 중이다.)

[하나] 출처가 불분명한 내용을 믿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하라

다이어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는 의사 뿐 아니라, 영양사, 훈련 코치 등 여러 직군의 사람이 있다. 얻어들은 지식에 의존하여 진행하는 다이어트는 실패하기 쉽다. 달콤한 말만 골라 듣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활습관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을 최소 한 번은 상처받을 각오 하고 받아라.

[둘] '몸에 좋다'는 말을 경계하라

의학적으로 건강에 유익함이 증명된 음식이나 약은 드물다.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다이어트를 위해서든 건강을 위해서든 복용하지 마라. 당분이 잔뜩 들어간 맛있는 간식을 '몸에 좋다'며 섭취하지 말 것. (한 컵에 300kcal 가 넘는 요구르트를 간식으로 맛있게 먹으면서 '요구르트는 몸에 좋아, 살 안 쪄'라고 주장하지 말길.)

특히 '원 푸드 다이어트'는 강력히 지양한다. 편향된 식습관은 예견하지 못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원 푸드 다이어트가 끝난 뒤 요요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90% 이상이다. 평생 오이만 먹을 각오가 아니라면 하지 말자.

[셋] 생활습관 전체를 교정하라

홈쇼핑에서 운동기구를 산다고, 요 앞 헬스장을 등록했다고 살이 빠지지 않는다. 생활습관 중 10%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만한 몸은 생활습관의 오랜 결과물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살은 빠지지 않는다.

오래 앉아있거나 TV를 즐겨보는 습관은 비만을 유발한다. 가능하면 일상생활에서 조금씩이라도 움직여라. 간식은 먹지 않거나 먹더라도 지방과 당분이 적은 것을 선택하라.

[넷]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라

헬스장에서 의미 있게 운동하는 사람은 10%도 되지 않는다. 운동은 여름 몸매 과시용으로 한두 달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해야 한다. 따라서 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라. (여성들의 경우, 너무 정적인 운동보다는 운동량이 있고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라)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다이어트뿐 아니라, 엔도르핀 분비를 유발해 우울감 개선에도 아주 좋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삶의 질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수하다.


#비만#암#운동#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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