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석 감독(45세)은 77분짜리 장편 휴먼다큐멘타리 'Plan White'를 발표하여 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간혹 노인이 주제인 영화가 있기는 하나 참으로 보기 민망한 작품이라던가, 또는 죽음을 앞 세워놓고 늙어보지 못한 젊은 관객들에게 과장된 감성을 강요하는 작품들로서, 사회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노인이라는 부정적 개념을 넘지 못하여 노인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로막고 있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만'은 빠지게 하는 것이다.
노모를 모시고 사는 장준석 감독은 동네에서 이름난 효자여서 그런지 노인을 보는 눈이 다르다. 노인도 동등한 권리를 갖고 사회에 참여하며 여생을 뜻있게 보내야 한다고 믿고 이번 작품을 제작한 것이다.
그의 이러한 생각을 알리기 위하여 안산시 본오동에 있는 작은 노인교육단체 '은빛둥지'를 선택하였고 카메라를 대었다. 만 1년간 '은빛둥지'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따라다니며 노인들의 일상을 예리한 감각으로 담아 영상으로 바꾸어 표현하게 된 것이다.
장준석 감독은 영화학 석사이며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를 더 공부하고 영화사 'HND'를 설립해 단편과 다큐, 광고영화를 만들면서 경력을 쌓았다. 영상제작 강의를 병행해왔다. '노인들의 계획'은 장편으로는 첫 번 째 작품이며, 교육을 통해 만난 '은빛둥지' 노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열망과 좋은 작품으로 상을 타야 직성이 풀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어린 시절 우리 모습과 똑 같았습니다"라고 말하는 장 감독은 5년 전 이들 노인들에게 영상제작 강의를 하면서부터 인연을 맺게 되었다.
"PC도 낡아 동영상 교육이 힘든 형편임에도 희망을 품은 노인들이 하나 둘 찾아오고, 교육장은 활기가 가득합니다. 무엇이든 열심히 노력하는 한국의 노인들, 선생님을 귀하게 여기고, 공부를 신성시하는 노인들은 무슨 계획과 꿈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의문으로부터 작품기획이 시작되었다고 설명한다.
처음에는 돈 많은 노인들의 호사스러운 취미라고 생각했으나, 인생 황혼기에 골치 아픈 컴퓨터와 씨름하며, 영상촬영을 위해 현장을 누비는 노인들을 보면서 사회통념에 빠져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노인들의 치열한 열정이 카메라를 들 수 있는 동기를 줬다고 장 감독은 설명한다.
'은빛둥지' 노인들은 평균연령이 70세 이상이며 정부의 공식지원 없이 회원 노인들 모두의 봉사로 이끌어가는 자생·자립적인 보기 드문 노인단체다. 경기도에 등록된 비영리민간단체이며, '노인ICT평생학습원'으로 평생교육의 결과물로 '우아한' 노인일자리를 창출하여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사례를 제시했다. ICT로 만든 새로운 노인수익모델을 모든 노인들과 공유하고자 하고 있다.
12년 후에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돌입하여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이 된다. 노인 스스로를 위하여, 사회의 평화적 발전을 위하여 노인들은 변해야 한다. '은빛둥지'는 디지털 기술이 그 가능성을 준다는 것을 사례로 입증하고 있다.
화제작 '노인들의 계획'은 '㈜시네마딜'이 국내외 배급을 맡고 있으며, '서울영상미디어센터'는 배급사와 협력하여 '감독과 같이하는 영화감상회'를 개최하며 노인들의 영상활동 활성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7월 29일 수요일에는 '서울영상미디어센터'의 지원으로 '은빛둥지'에서 상영회가 개최된다.
덧붙이는 글 | 다음날 안산시 지방지에 배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