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끝 끝에 꾹 눌린 개미 한 마리 당신이 손가락으로 지으신 하늘을 본다 -이상옥 디카시 <정주행 비행기 창가에서>어제 중국 정주에 왔다. 다음 주 월요일(8. 3) 귀국할 예정이다. 중국 모바일 환경도 한국 못지 않아, 가지고 온 노트북으로 글쓰기 하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 정주에서 느낀 점을 실시간 올리고 싶다.
글로벌 시대를 체감한다. 페이스북이나 카톡으로 실시간 쌍방향으로 한국의 지인들과 소통을 하고, 보이스톡으로 무료 통화도 수시로 한다. 스마트폰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다.
글로벌 시대를 체감하며오늘은 정주를 오면서 한국에서 느낀 불편을 몇 자 적어 볼까 한다. 경남 고성에서 중국 정주로 오려면 인천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아쉽게도 정주행 비행기는 김해공항에는 없다. 어제 정주행 비행기가 오전 8시에 있어, 고성터미널에서 저녁 10시 40분 버스를 타고 서울남부터미널에 내렸다.
전에는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심야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 곧바로 도착해 불편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고성터미널에서 출발한 게 화근이었다. 예사로 남부터미널에서 내려도 인천공항에 쉽게 갈 줄 알았다. 서울 지리를 잘 모르니, 그냥 막연하게 생각한 것이다. 새벽 3시 전에 남부터미널에 도착해, 인천공항에 막상 가려고 하니, 난감했다.
앞에 즐비해 있는 택시를 타려니, 요금이 너무 비쌌다. 택시기사에게 택시 말고 다른 방법이 없냐고 하니, 없다고 한다. 어차피 인천공항에 가도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대기해야 할 상황. 남부터미널에서 시간을 보내며 새벽 4시 30분에 출발하는 공항버스를 타기로 했다.
문제는 택시기사의 불친절함이었다. 택시기사에게 택시 타는 법 외에 다른 노선을 물으니, 그렇게도 할 법하지만 그래도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 어떻게 하든지, 본인의 수익만 생각하고, 전혀 제대로 안내를 안 해준다. 바로 앞에 있는 공항버스 타는 곳도 알려주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알아서 무사히 타고가긴 했지만(공항버스 기사의 친절함은 택시기사와는 많이 비교가 됐다).
남부터미널에서 노트북을 꺼내 글도 쓰고 정보 검색도 하며, 대기 시간은 유용하게 보냈지만... 남부터미널 화장실도 청결하지 못하고, 터미널 실내 환경도 깨끗하지 못했다. 수도 서울의 남부터미널의 불결한 이미지와 어느 택시기사분(물론 친절한 택시기사도 계신다)의 불친절함이 오버랩되며서 이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현주소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참 서글퍼졌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현주소중국 요커들이 한국을 왜, 두 번 다시 방문하지 않는지를 알 만했다. 정주행 비행기 안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다윗은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하늘과 주의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중략)... 저를 천사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라고 사람을 아름답게 노래했지만...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사람이라는 그 존귀한 이름값을 잘 못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덧붙이는 글 |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이제는 채호석 교수가 쓴 <청소년을 위한 한국현대문학사>(두리미디어, 2009)에 새로운 시문학의 한 장르로 소개되어 있을 만큼 대중화되었다. 디카시는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날시)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순간 소통을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