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신청사 건립 변경 계획안'을 발표하자 신청사 예정지에 사는 광교 주민들이 이에 반발, 발표회장이 남 지사 성토장이 됐다.
남 지사는 30일 오전 10시, 경기도청 4층 회의실에서 경기도 신청사 건립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 김원찬 경기도교육청 부교육감, 경기도청과 경기도시개발공사 직원, 광교 신도시 주민 등 350여 명이 참석했다.
남 지사는 "경기도민, 특히 광교 주민과의 약속이니만큼 신청사를 분명히 짓겠다"고 못 박았다. 이어 "많은 빚을 지며 호화 청사를 지을 수는 없고, 광교 주민뿐만이 아닌 모든 경기도민과 공직자 공통재산이니만큼 도민과 공직자 모두가 함께 좋을 수 있는 청사를 짓겠다"고 말한 뒤 직접 사업 설명에 나섰다.
남 지사 설명에 따르면, 경기도는 전문 행정단지로 조성하려던 기존 계획을 변경해 행정과 주거, 비즈니스가 결합한 복합행정단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청, 도의회, 학교 등 행정·교육시설과 함께 주상복합 아파트와 문화시설, 잔디광장 같은 편의시설까지 건립하기로 했다.
신청사 건립재원은 경기도가 보유한 공유재산 매각대금과 현 청사 매각 대금, 광교 개발 수익금 등으로 총 5600억 원을 마련해서 그중 3500억 원을 신청사 건립 기금으로 쓰고 2100억 원은 여유 자금으로 한다는 계획이다.
남 지사 발표가 끝난 후 기자와 주민들의 질문을 받으면서부터 항의가 쏟아졌다. 주민들은 질문이 아닌 반대 의견을 강하게 주장했다. 기존 계획대로 전문 행정단지를 조성하라는 주장이다.
"원안대로 해라" 소리치자 남 지사 "소리치면 의견 안 듣겠다"
한 주민은 "주상복합 같은 오피스텔 지으려면 남 지사 돈으로 하면 된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주민이 "경기도지사가 도청 이전 로드맵을 발표하는 것인지, 기획 부동산이 부동산 개발을 발표하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주민 몇 사람이 "원안대로 해줘라. 부동산 기획자인가? 도지사는 도청만 지어라"라고 소리치자 남 지사는 "소리 좀 낮춰 달라. 소리 지르면 의견 안 듣겠다"고 맞섰다.
남 지사는 "분명한 건, 이게(신청사가) 광교 주민뿐만이 아니라 경기도민 모두의 것이라는 사실이다. 빚을 내서 지으려고 했지만 전체 여론이 빚내지 말라는 것이었다. 또, 이 엄청난 땅에 청사만 짓는 건 안 맞는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신청사 건립계획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남 지사는 "원안대로 못 간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남 지사가 발표를 마치고 발표회장을 빠져나가자, 광교 주민들이 남 지사 주변에 몰려와 "도지사는 도청만 지어라", "원안대로 해라", "(변경안에) 반대한다"고 소리쳤다.
남 지사가 나간 뒤 주민들은 "광교 주민들은 도청을 원하지 주상복합을 원하지 않는다. 도청을 이전해 행정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애초 약속을 지키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