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단체가 바닥을 치고 있는 경기 탓에 판로가 막히고 일손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농가 돕기에 팔을 걷고 나서 귀감이 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본부 단양군지부(지부장 손명성)는 지난 29일 어상천면 방북리의 한 고령 농가를 방문해 노지 수박을 직접 수확하고 구매했다. 이날 수박 수확에는 단양지부 소속 5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소나기가 퍼붓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구슬땀을 흘리며 수박을 수확하고 농민의 고충을 함께했다. 류한우 단양군수도 현장을 방문해 조합원들을 격려하고 일손을 거들었다.
단양지부는 이날 수확한 수박 1600통 중 1300통은 조합원들에게 판매했다. 나머지 300통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지역 주민들에게 쾌적한 정주 여건 제공을 위해 고생하는 환경미화원과 지역 치안을 담당하는 전·의경에게 전달했다.
단양지부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농민들이 흘린 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기획됐다. 농민들이 힘들게 농사지은 명품 수박을 도매업자들이 싼 가격에 사들여 비싼 가격에 판매하면서 결국 엉뚱한 사람만 배불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지부장은 30일 기자와 통화에서 "재주는 농민이 부리고 돈은 도매업자가 챙기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일기가 고르지 못한 상황에서도 수박 수확에 고생을 한 조합원들에게 감사드리고, 농가에는 작지만 도움이 되는 바란다"고 전했다.
류 군수는 "도매업자들은 수박 밭 1평당 1만2000~1만3000에 밭떼기로 사는데 보통 수박 2통이 들어가는데 1통 당 6~7천 원에 사가는 꼴"이라며 "소비자들은 이 수박을 1만8000원씩 주고 사먹는 현실이 안타까워 직거래를 노조와 협의해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단양군과 공무원노조 단양군지부 노사는 농산물 판로에 머리를 맞댄다는 계획이다. 농산물 재배과정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수확물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기관 단체, 기업체 등에 직거래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한편 단양군지부는 그동안 주말과 공휴일을 이용해 홀로 사는 노인 집수리 봉사활동을 비롯해 매월 1회 이상 각 읍·면을 순회하며 환경정비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지난 지부 출범식 때 축하 화환 대신 받은 쌀 60포를 지역 사회에 기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