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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8일 1박 2일로 설악산에 다녀왔습니다. 첫날은 백담사에서 봉정암까지 올라와 봉정암에서 자고, 29일 봉정암을 아침 5시 반에 출발하여 소청산장을 거쳐 소청봉에서 희운각으로 하산하였습니다.

소청봉을 오르는데 안개가 자욱하여 시야가 30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셋이서 희운각으로 가면서 안개가 이렇게 심하면 공룡능선을 갈 필요가 있는가 고민을 합니다. 그런데 조금 더 하산하다 보니 공룡능선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희운각에 도착하여 햇반을 3개 구입하고 잠시 쉬고 있는데 후두둑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천둥과 번개도 동반합니다.

희운각에서 아침을 해먹고 있던 등산객과 우리처럼 소청산장과 봉정암에서 넘어와 공룡능선을 넘으려는 등산객들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우리도 10분 정도 기다리다가 계속하여 비가 내리면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빗줄기가 조금 잦아들었고 일부 등산객들은 공룡능선으로 출발합니다.  우리들은 다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타협안을 제시하였습니다.

공룡능선 신선대까지 올라가 공룡능선을 보고 다시 돌아와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하였습니다.  갈림길에서 신선대까지는 40분 정도 소요되고 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땀 좀 흘리며 오르니 드디어 신선대에 도착하였습니다. 와! 여기서 바라 보는 공룡능선은 장관입니다. 왼쪽에 우뚝 솟은 1275봉, 오른쪽 아래 돛대처럼 우뚝 솟은 범봉. 이대로 공룡능선으로 가고 싶지만 여기서 돌아가기로 약속하였으니 돌아가야 합니다.

 소청봉에서 희운각으로 하산하며 바라본 설악산
소청봉에서 희운각으로 하산하며 바라본 설악산 ⓒ 이홍로

 모싯대
모싯대 ⓒ 이홍로

 신선대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신선대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 이홍로

 신선대에서 만난 모데미풀
신선대에서 만난 모데미풀 ⓒ 이홍로

신선대 바위 틈에는 모데미 풀꽃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우리 뒤에 혼자서 신선대로 올라 오던 한 등산객은 부산에서 지난 금요일 출발 서울 북한산 백운대에 올라 갔다가 어제 설악산에 올라와 소청산장에서 자고 공룡능선을 오르는데, 비가 오고 천둥이 치니 고민이라고 하면서 공룡능선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다시 천불동계곡으로 가기 위해 하산하기 시작한 지 20분 정도 되었을 때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우비를 입고 천천히 하산합니다. 비는 그칠 기미가 없고 천둥까지 치면서 쏟아집니다. 카메라도 가방에 넣고 걸으며 멋진 경치가 보여도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천당폭포는 우렁찬 소리를 내며 그 위용을 자랑합니다. 비가 내리지만 등산객들은 기념 촬영을 하고 갑니다. 비 내리는 천불동계곡은 맑은 날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천당폭포
천당폭포 ⓒ 이홍로

 양폭산장에서 바라본 천불동계곡
양폭산장에서 바라본 천불동계곡 ⓒ 이홍로

 천불동계곡
천불동계곡 ⓒ 이홍로

 귀면암
귀면암 ⓒ 이홍로

우리는 하산하다가 양폭산장에서 쉬면서 이른 점심을 먹었습니다.  비가 오고 있으니 등산객들이 산장으로 들어와 쉴 공간이 부족합니다. 옆 팀은 햇반에 라면을 끓여 먹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날 라면은 정말 맛있지요. 

식사를 하고 잠시 쉬고 있는데 프랑스 아이들 4명이 들어 옵니다. 누나와 동생들 세 명이 불어로 대화를 나누며 힘들어 하는 아이 하나도 없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잠시 뒤에 프랑스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가 들어 옵니다. 아이들 엄마가 우리들에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합니다. 마음속으로 '자녀들을 많이 낳았는데 참 밝게 자랐구나' 생각하며 흐뭇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천불동계곡
천불동계곡 ⓒ 이홍로

 비선대
비선대 ⓒ 이홍로

 설악동 권금성과 케이블카
설악동 권금성과 케이블카 ⓒ 이홍로

 아바이마을로 가는 겟배
아바이마을로 가는 겟배 ⓒ 이홍로

양폭산장을 지나 비선대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습니다. 잠시 쉬면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셨습니다. 이제는 설악동까지 완만한 길입니다. 비 때문에 공룡능선을 가지 못해 아쉽기는 했지만 안전하게 하산하게 되어 안심이 됩니다. 

설악동에서 버스를 타고 갯배에서 내려 물회를 먹었습니다. 속초 중앙시장에 유명한 닭강정집이 있다고 합니다. 한마리 사 가지고 가기로 하고 시장으로 갔습니다. 닭강정집이 많이 있는데 유독 한 집에만 길게 줄이 서 있습니다. 우리도 잠시 줄을 서 기다리다가 닭강정 한 마리(1만 7천원) 사 왔습니다.  설악산 1박 2일 산행 즐겁게 마쳤습니다.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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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취미가 있는데 주변의 아름다운 이야기나 산행기록 등을 기사화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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