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아래 특조위)가 요구한 예산이 절반 가까이 삭감됐다.
정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특조위 예산으로 89억 원을 확정했다. 이는 특조위가 요구한 예산 160억 원과 비교하면, 44% 줄어든 것이다. 예산은 크게 인건비 등을 포함하는 기관운영비와 세월호참사조사비로 나뉘는데, 기관운영비는 34% 줄었고 세월호참사조사비는 69% 감소했다.
특히, 확정된 자료기록관 설치·운영 예산은 6200만 원으로, 특조위 요구안(5억8300만 원)의 1/9도 되지 않는다. 기관운영비 중에서 현지 조사에 필요한 여비는 87% 줄었고, 참사실태조사·연구 예산도 84% 삭감됐다.
특조위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특조위가 원활히 활동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라면서 "예산을 볼모로 특조위의 발목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현장조사가 필수적"이라면서 "그럼에도 애초 신청한 여비를 87% 삭감한 것은 참사 현장에는 가지 말고 사무실 책상에 앉아 정부자료나 검토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진상규명을 위해 동원해야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기법을 활용할 수 없게 됐다"면서 "정밀과학조사, 디지털 포렌식 조사 등의 예산이 1/3로 줄어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이는 그냥 감사원·해양안전심판원·검찰의 조사 결과를 되풀이하라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이들은 "진상규명뿐만 아니라 안전사회건설, 피해자 지원 활동에 필요한 사업비마저도 69% 삭감해 1/3 이하로 줄인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예산 삭감을 통해 특조위 활동에 방해가 된 정부의 모습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라면서 "원만한 활동을 어렵게 하는 수준의 부족한 예산이지만, 특조위는 알뜰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세월초 참사의 진상이 밝혀지고 다시는 우리 사회에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