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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을지국무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을지국무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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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0일 오전 11시 17분]

박근혜 대통령이 내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아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 다만, 전승절 행사 중 하나인 '열병식' 참석 여부는 결론짓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지난 2013년 6월 이래 두 번째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0일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 초청으로 9월 3일 베이징에서 개최될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9월 2일부터 4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3일 오전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나 구체적인 일정은 현재 중국 측과 협의 중이며 적당한 시기에 설명 드리도록 하겠다"라며 전승절 행사 중 일부인 열병식 참석 여부에 대해선 확답하지 않았다.

주 수석은 브리핑 이후 열병식 참석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도 "열병식 참석 관련한 상세한 사항은 현재 검토 중"이라며 "제반사항 등을 파악하고 검토 중이며 앞으로 적당한 때 알려드리겠다"라고 같은 답변을 내놨다.

또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 여부에 대해서도 "한중 정상 간 정상회담은 아직 상세한 것은 없지만 개최될 것으로 보고는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일본 불편케 할 방중 행보... 외교적 실리 위한 선택은?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여부, 특히 '열병식' 참석 여부는 그동안 외교가에서 '뜨거운 감자'로 꼽혔다.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이란 공식명칭에서 드러난 것처럼 일본 입장을 불편케 하는 행사다. 특히 중국이 자국의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해 여는 대규모 열병식은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도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이 같은 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게 된다면, 우리 정부의 의사와 관계없이 '전통적인 한·미·일 삼각동맹 강화보단 중국 등 균형외교를 보다 강화할 것'이란 메시지를 주변국에 전달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공식 부인하긴 했지만 '미국은 지난달 한국 정부에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던 것도 이 같은 사정이 반영된 셈이다.

그러나 중국의 초청을 마냥 거부하기 어렵다. 일단,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항일전쟁 승리'를 주제로 한 행사에 초청받았다면 참석하는 게 명분상 맞는 데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동북아 외교 문제를 풀어나갈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베 일본 총리가 전승절 행사 다음 주 방중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그보다 먼저 박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기회이기도 하다. 중국은 현재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데다 북한 문제를 풀어갈 핵심 주변국인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지난 16일 광복 70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의 활로는 분단과 고립에서 탈피, 북한과 대륙으로 영역을 확정해야 찾을 수 있으며 정부가 동북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가능하다"라며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을 주장한 바 있다.

막판까지 열병식 참석 여부 및 수위 조절 나설 듯

청와대 역시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박 대통령의 방중은 확정짓되 세부적인 수위 조절에 신경 쓰고 있는 모양새다. 오는 10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이례적으로 2개월 일찍 발표하면서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민감한 사안인 열병식 참석 여부는 막판까지 결정짓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앞으로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만 참석하지 않거나 참석하더라도 박수나 경례 등 그 수위를 어떻게 할지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이 행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나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일본의 경우, 열병식 이후 참석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 수석은 "아베 총리나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여부도 확인되나"라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북한 인사의 차석 여부에 대해 특별한 움직임이 파악된 게 없다"라며 "아베 총리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확정적으로 아는 바 없다"라고 답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행사 다음 날인 4일 열리는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재개관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주 수석은 "임시정부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으로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박근혜#중국#열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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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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