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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stasy 181.8cm x122.7cm, oil on  canvas, 2015, 이영만 作
ecstasy181.8cm x122.7cm, oil on canvas, 2015, 이영만 作 ⓒ 이영만

75분의 01초, 번뇌, 연민, 목마름, 결핍, 만남, 헤어짐, 속박, 자유, 사랑, 환희, 충만, 희열…. 과거에서 현재로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관념에서 실재로 허공에서 기억으로 찌른다. 찰나의 순간 불멸(不滅)하고 심(心)의 시공(時空)에서 유영하여 온 우주에 이른다.

위 작품'ecstasy'는 이탈리아 조각가 지안 로렌조 베르니니(Gain Lorenzo Bernini)의 대리석 조각 작품 '성 테레사의 환희'(The Ecstasy of St. Teresa)에서 차용한 이미지이다.

베르니니의 조각은 하늘의 천사가 황금의 뜨거운 화살로 테레사 수녀의 심장을 뚫는 순간, 아픔과 고통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열과 환희로 충만해진 '찰나'를 표현하고 있다. 베르니니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바로, 어떤 순간의 이미지였을 것이다.

이영만 작가는 차용한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내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작가의 다양한 작품 속에는 삶의 한순간 '찰나'와 함께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인생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작품'ecstasy'는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에 따라 감상 포인트가 확연히 달라진다. 어딘가 모르게 낯설지 않은 이미지이다. 곧 강렬한 색채에 빠지다가 비워진 공간에 시선이 머문다. 그 공간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들여다 보였다.

그곳에는 사랑, 청춘, 아픔, 배신, 이별, 슬픔 그리고 죽음과 영원불멸한 약속의 '찰나'들이 새겨져 있다. 이영만 작가는 순간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그 안에 인생을 담아내었다.

이영만 작가 작업실에서
이영만 작가작업실에서 ⓒ 이영만

사랑이 결핍되어 사랑을 갈망하고 목말라 하는 청춘, 그것은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찾아야할 것이 많은 청춘이다. 앞으로 몇 번을 변화해야 할 지 모르는 새파란 청춘이다. 그러나 유약하거나 들뜨지 않는 진지한 청춘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과의 내적 소통을 이루기 위해 기억 저편으로 끊임없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자신에 대한 내적 편견으로부터 자유해지기를 원한다. 그래야 비로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기 때문이라 고백한다. 바로 자신의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이다.

이영만 작가는 기억 저편 아주 오래전부터 그림을 그려왔음을 확신했다. 스무 살에 건축과를 그만둔 후, 다시 자신의 존재를 찾아 낸 '시공(時空)의 찰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인생의 '찰나'를 엮어내어 다시 태어난 이 젊은 아티스트를 기억하자. 찾고 변화할 것이 많은 청춘, 앞으로 수많은 '찰나'들을 인생으로 만들어 낼 이영만 작가의 생각을 존중하며 더욱 자유롭게 유영하기를 바란다.
첨부파일
이영만작가.hwp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도 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영만#환희#ECSTASY#목원대학교#헤테로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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