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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 광장의 퍼포먼스: 바디 페인팅
담 광장의 퍼포먼스: 바디 페인팅 ⓒ 이상기

박물관 광장을 떠난 우리는 버스를 타고 담 광장으로 간다. 담 광장은 암스테르담 여행의 출발점이다. 왜냐하면 왕궁, 백화점, 교회 등 볼거리들이 몰려 있고, 암스테르담 중앙역, 운하 투어 선착장 등이 멀지 않기 때문이다. 또 트램이나 버스 등 시내를 운행하는 교통기관들이 대부분 이곳을 지나간다. 그러므로 담 광장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

우리가 찾은 담 광장은 사람들로 붐비고, 곳곳에서 예술가들이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지팡이를 짚고 공중에 떠 있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묘기다. 또 한쪽에서는 바디 페인팅이 이루어지고 있다. 여성의 몸에 한 남자가 색칠을 한다. 조금 구태의연하지만 해골에 검은 복장을 한 사람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관광객에게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암스테르담의 역사를 알고 싶으면 담 광장으로...

 암스테르담 왕궁
암스테르담 왕궁 ⓒ 이상기

담 광장은 가로 200m, 세로 100m의 직사각형 광장이다. 광장의 서쪽 끝에 왕궁이 있다. 그러나 왕궁은 궁보다는 시청으로 더 오랫동안 사용되었다. 1655년부터 1808년까지 시청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1808년에야 왕궁이 되었지만, 수도에 있는 왕의 일시적인 거주지였다. 그것은 왕이 헤이그(Den Haag)에 있는 왕궁을 더 선호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왕궁에서는 공식적인 의전행사와 중요한 회담 정도만이 열릴 뿐아다.

그래서 왕궁은 1979년 이후 일반인에게 개방되었고, 여름과 가을에는 전시회가 열리기도 한다. 지금도 '왕궁에 숨겨진 이야기'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10월 10일부터는 왕실에서 주최한 '현대회화 수상작품전'이 열릴 예정이다. 왕궁의 북동쪽 광장 가장자리에는 신교회(Nieuwe Kerk)가 자리 잡고 있다. 17세기에 재건된 고딕식 건물로, 지금은 교회가 아닌 박물관 겸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몰자 기념비 부조
전몰자 기념비 부조 ⓒ 이상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구교회(Oude Kerk)를 대체하는 개념으로 1408년 처음 지어졌다. 1645년 불에 탄 것을 고딕 양식으로 다시 지었고, 1900년 전후 신고딕 양식으로 재건되었다. 1960~70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쳤고, 1979년 문화재단을 설립해 관리와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시간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왕정의 역사(History & Royalty)'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왕궁 맞은 편 광장 동쪽 끝에는 제2차 세계대전 전몰자를 기리는 기념비가 서 있다. 높이가 22m나 되는 흰색 대리석 석주로, 그곳에 평화를 뜻하는 De Vrede라는 글자와 부조가 새겨져 있다. 부조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쇠사슬에 묶여 고통 받는 네 남자와 아이를 안고 있는 여자다. 이를 통해 고통을 극복하고 평화와 희망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선지 기념비에는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조각되어 있고, 실제 비둘기들도 앉아 있다.

유람선 타고 운하 한 바퀴... 눈에 보이는 수상가옥들

 암스테르담 운하
암스테르담 운하 ⓒ 이상기

담 광장 주변 문화유산을 보고 나서 우리는 암스테르담 운하를 한 바퀴 돌기 위해 유람선 선착장으로 간다. 담 광장에서 담라크(Damrak) 길을 따라 중앙역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운하에 정박한 수많은 유람선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탈 수 있는 유람선은 십여 가지가 넘는다. 운송 수단에 따라 크루즈, 벼스, 택시, 바이크 등이 있고,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비어, 칵테일, 피자, 디너 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중 가장 단순한 1시간짜리 운하 버스를 탄다.

지붕이 완전하게 덮이지 않고 중간이 열려 있어 관광명소를 보면서 사진 찍기에는 좋은 편이다. 코스는 암스테르담 구시가지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가격은 16유로다. 운하버스는 먼저 중앙역 앞으로 나간다. 중앙역은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을 결합한 건물로 1889년 지어졌다. 이곳 중앙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매일 26만 명 정도라고 한다. 중앙역 아래로는 지하철이 다니고 있고, 가까운 곳에는 힐튼호텔 체인인 더블 트리(Double Tree) 호텔이 보인다.

 해운조합 건물
해운조합 건물 ⓒ 이상기

곧 이어 니콜라스 교회가 보이고 또 해운조합 건물이 보인다. 이 건물은 1981년까지 네덜란드 유명 선주회사들이 입주해 있었고, 2004년까지는 암스테르담 교통공사 청사로 쓰였다. 그러다가 2007년까지 리노베이션을 거쳐 인터콘티넨탈 호텔 암스텔로 문을 열었다. 배가 몬텔반탑(Montelbaanstoren)을 지나면서 동쪽 도크에 있는 네모(Nemo)과학관도 볼 수 있다. 배는 이제 워털루 광장 쪽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렘브란트 하우스, 시청, 오페라 극장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운하 양옆으로는 5층 정도 되는 상가건물들이 나란히 서 있다. 건물이 좌우보다는 상하 길이가 더 긴 편이다. 그리고 벽의 색이 검은색, 갈색 등이어서 북유럽 특유의 칙칙함이 묻어난다. 그에 비해 오페라 극장은 유리가 많이 들어간 현대식 건물이어서 눈에 확 띈다. 벽은 흰색이고, 지붕은 갈색이다.

 오페라 극장
오페라 극장 ⓒ 이상기

그 옆에 시청이 있다고 하는데, 어떤 건물인지 확인이 어렵다. 이들을 지나면 배는 암스텔강을 따라 날렵한 목조다리(Magere Brug) 방향으로 나간다. 이 다리는 1934년 상판을 나무로 만들어 들어 올릴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런 다리를 우리는 도개교라 부른다. 큰 배가 다리 밑으로 지나갈 때 상판이 열린다고 한다. 다리 주변에는 장애물이 없고 흰색으로 칠해져 있어 주변에서 가장 두드러져 보인다.

이후 우리는 헤렌(Heren) 수로를 따라 운하의 남쪽을 살펴본다. 여러 가지 종류의 다리를 지나고, 박물관과 상가를 지난다. 그리고는 운하의 서쪽으로 접어든다. 이곳에도 역시 좁고 높은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좁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집을 이렇게 지을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이들 건물 중에는 오래되어 옆으로 기운 것도 있다. 운하 옆 무른 땅이다 보니 지반이 약하고, 건물의 기초를 튼튼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조 다리
목조 다리 ⓒ 이상기

운하 주변에는 카페도 많다. 또 운하의 다리나 둑에 앉아 담소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그들에게 손짓을 하면 반갑게 반응을 보인다. 또 자전거를 타고 서둘러 목적지로 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암스테르담은 전체적으로 활기찬 분위기다. 자전거, 승용차, 버스, 트램, 배 등이 복잡하게 교차하면서도 별 문제 없이 잘 운행되고 있으니 말이다.

운하 옆으로는 수상가옥도 보인다. 이들 가옥은 육상 가옥과 마찬가지로, 방과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을 갖추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임시거주지가 아니고 영구거주지다. 그렇지만 배들이 너무 많이 다녀 조금은 일렁일 것 같다. 운하버스는 이제 서쪽 끝을 지나 중앙역으로 접근해 간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철골구조물과 유리로 이루어진 지금까지와는 다른 고층빌딩을 본다. 

 자전거 주차 타워
자전거 주차 타워 ⓒ 이상기

건물 옆으로는 3층으로 이루어진 자전거 주차장(Fietsflat)도 보인다. 폭이 14m, 길이가 100m나 되는 일종의 주차 타워다. 그곳에는 자전거의 천국답게 자전거가 빽빽하다. 모두 2500대의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다고 하니 대단하다. 2001년에 문을 열어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수요가 줄지 않아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배는 이제 중앙역 앞으로 해서 처음 출발한 선착장으로 돌아온다. 운행시간이 꼭 1시간이다.

이성애자 동성애자 모두 자부심을 가지는 도시

 게이 프라이드를 알리는 플래카드
게이 프라이드를 알리는 플래카드 ⓒ 이상기

버스를 타고 배를 타고 암스테르담을 돌면서 나는 게이 프라이드(Gay Pride)를 알리는 깃발을 여러 번 보았다. 이 축제행사의 공식 명칭은 '게이 프라이드 암스테르담'이다. 그들은 1996년부터 이러한 축제행사를 진행해 왔고, 사회로부터 편견없이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행사는 8월 첫째 주말 운하에서 배를 타고 진행되며, 콘서트, 스포츠, 파티 등 일부 행사는 길거리에서 진행된다.

2008년에는 암스테르담 시장도 이 행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2008년에는 ING 그룹 등이 후원을 했고, 50만 명 정도가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행사는 서쪽 운하에서 시작해 동쪽 운하 방향으로 배를 타고가면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렘브란트 광장과 시청과 오페라극장 앞을 지나며 절정에 이른다. 2014년에는 개혁적인 유대인 랍비, 홍등가에서 50년 동안 일한 여성 등이 참여해, 이들 게이를 응원했다고 한다.

 게이 프라이드 누리집 초기화면
게이 프라이드 누리집 초기화면 ⓒ 이상기

나중에 자료를 통해 2015년 게이 프라이드 행사 결과를 보니 프라이드 주간이 7월 25일부터 8월 2일까지였다.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운하 퍼레이드는 8월 1일에 열렸다. 20번째 행사를 하는 해라서 그런지 세계 128개국에서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행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게이 프라이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이미 2016년 게이 프라이드를 알리는 포스터도 나와 있다. 7월 30일부터 8월 7일까지다. 암스테르담에서 열리고, 행사도 다양화한 것이 눈에 띈다. 프라이드도 아트, 유스, 시니어, 트랜스, 페티쉬, 스포츠, 레즈비언으로 나누어졌다. 행사도 운하 퍼레이드, 거리 파티, 레인보우 콘서트, 오픈 에어 시네마 등이 열린다. 시간과 여유가 되면 한 번 참여해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게이 프라이드에 대해 알고 싶으면 누리집 http://pride.amsterdam에 접속하면 된다.



#담 광장#왕궁#암스테르담 운하 투어#암스테르담 중앙역#게이 프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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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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