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초등교과서 한자병기를 집중 건의해 온 운동단체가 한자업체와 함께 최근 유아·초등학생용 유료 한자학습지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건의를 받은 교육부가 사교육 우려가 커지는데도 적정한자(필수학습한자) 선정과 한자병기 방침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9월 1일부터 정식 개시하는 학습지, 지금은 1만 원이지만...31일 확인 결과, 한자병기 운동단체인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가 주최하고 한자 업체인 전통문화연구회가 주관하고 있는 '사이버서당'은 오는 9월 1일부터 유아와 초등학생을 위한 유료 한자학습지 사업을 정식으로 시작한다. 현재 사교육 연 회비는 1만 원이지만, 2018년 초등교과서에 한자가 병기될 즈음엔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들 단체는 안내문에서 "유아 초등(학생)을 위한 프린트 학습을 위하여 상상한자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네이버> 블로그 등에는 이 한자 학습지를 홍보하는 게시물이 집중 게재되고 있다. 전통문화연구회가 파워 블로거 등을 대상으로 '사이버서당 체험단'을 모아 활동하도록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체험단 모집 안내문에서 "교육부에서 2018년부터 초등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한다는 방침을 밝힘으로써 한자교육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한자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방법을 널리 알리고자 사이버서당 1기 체험단을 모집한다"고 적어 놨다.
정부에 한자병기 건의활동 등을 해온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회장 이한동)는 한자 사교육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한자급수검정시험을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한국어문회,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이사장 등이 고문을 맡고 있다.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에 가입해 사무 후원을 해오고 있는 업체인 전통문화연구회는 현재 이 단체와 함께 인터넷 한자학습사이트인 '사이버서당' 등을 운영해왔다.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는 한자 학습지 사업을 시작한 '사이버서당'과 전화번호를 같이 쓰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사이버서당 홈페이지에는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가 사이버서당의 주최자로 적혀 있는데 맞느냐'는 물음에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대로 생각하면 된다. 그 점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할 게 없다"고 밝혔다.
한자병기 정책에 발맞춰 다른 한자 사교육 업체들도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자병기 정책' 활용, 돈 벌이 나선 한자 업체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지난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서도 조기 한자교육 홍보활동이 있었다.
'새알교육'이란 업체는 이 기간 나눠준 홍보물에서 "2018년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가 함께 사용됩니다"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구본창 정책팀장은 "사교육업체가 이미 한자병기가 확정된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허위 과장광고에 해당한다"면서 "교육부가 현재 추진하려는 방향으로 초등학교 한자 교육 활성화 방안이 시행된다면 한자 사교육이 팽창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