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특정 정치 소신을 강요해왔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는 부산대학교 철학과 최우원 교수의 2학기 수업이 모두 폐강됐다. 최 교수는 애초 2학기에 3과목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학생들의 신청 미달로 수업을 열지 못하게 됐다.
최저 수강인원을 채우지 못한 수업을 폐강하는 부산대의 학내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번 학기 최 교수가 강의하고자 했던 교양 과목(문명, 종교, 역사창조와 인간)은 최저 기준인 25명을 채우지 못했다. 전공 과목인 '생명과 의료의 윤리'는 수강인원이 재학 인원의 1/3를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다.
3명 이상이 수강신청을 해야 개설하는 대학원 수업의 경우, 수강 신청 인원이 아무도 없어 폐강했다. 이로써 최 교수는 부산대에서 오는 2학기 정규 수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최 교수 수업 폐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2년 '종북 좌익을 진보라 부르는 언론을 비판하라'는 내용의 과제를 학생들에게 내 물의를 일으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후에 징계가 1개월로 낮추어지기는 했지만 2014년 1학기 수업은 할 수 없었다(관련 기사:
부산대 교수, '조갑제닷컴에 리포트 올려라' 강요).
지난 학기 '노무현 대통령 선거 조작 증거 찾으라' 과제 내 물의최 교수는 2014년 2학기에도 강의를 하지 못했다. 3과목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이번처럼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하지 않은 것. 올해 1학기 4과목 개설을 신청한 최 교수는 1과목만 맡았다. 그런데 최 교수는 이 수업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짜 대통령인 이유를 찾아오라'는 취지의 과제를 내며 다시 논란이 됐다.
최 교수가 당시 낸 과제의 제목은 '인터넷에서 노무현 대통령 때의 선거가 조작되었다는 증거 자료를 찾아서 첨부하고, 만약 자기가 대법관이라면 이 같은 명백한 사기극을 어떻게 판결할 것인지 생각해서 이 사건을 평가하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며 지난 6월에는 부산대 총학생회와 인문대학생회, 철학과학생회가 최 교수의 공개 사과와 진상규명 및 학습권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는 최 교수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부산지검에 고소하고, 부산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관련 기사:
'일베 교수' 방치하는 부산대에 학생들 부글부글).
최 교수의 수업을 비판해온 학생들은 학습권 침해에 대한 재발 방지를 거듭 학교 측에 주문했다. 황석제 부산대 총학생회장은 3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학우들이 그동안 가졌던 생각을 수업 폐강이란 행동으로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최 교수에 대한 징계와 학습권 침해 방지를 위한 윤리위원회 구성 등을 학교에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