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을 가장 아름답게 연출하는 꽃이 있다면 단연 도라지꽃일 게다. 연보랏빛 적삼을 받쳐 입은 순한 산골 아낙을 연상케 하는 꽃.
충남 예산군 봉산면 효교리 일대 산밭에는 도라지꽃이 지천이다. 지나는 사람들 마다 탄성을 자아 내며 꽃구경을 하게 한 도라지밭의 주인은 박문수(66)씨.
'도라지 재배와 건강식품 개발에 푹 빠진 사람, 도라지에 남은 인생을 걸고 승부수를 띄운 농민이자 사업가'란 말이 수식어처럼 그의 이름 앞에 붙는다.
박씨는 원래 경기도에서 건설업을 하던 사업가였다. 그런데 도라지의 효능과 무한한 가능성에 매료돼 지난 2005년 봉산면 토목공사 현장을 마지막으로 건설업을 접고 효교리에 눌러 앉았다. 그리고 10년 동안 6만여평의 도라지밭을 일구며, 도라지음식 전문점인 '도라지나라'란 식당도 냈다.
또 도라지 건강식품을 제조 판매하는 '목청식품'도 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젠 혼자만 잘사는 사업이 아닌 봉산면 전체를 도라지 명품 마을로 일궈 새로운 농가소득작물로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꿈을 일구고 있다.
박씨는 "도라지 생산기반 마련을 위해 계속 투자를 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도라지나라 영농조합법인도 만들었고 대학에서 하고 있는 기능성 식품개발 및 효능연구도 곧 좋은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제 완전한 효교리 주민이 됐다, 지도자로 뽑혀 마을 일도 보고 있다"라면서 "앞으로 도라지 생산 및 가공·유통사업을 농식품부가 지원하는 농촌 6차 산업 모델로 발전시켜 지역주민들에게 새로운 소득작물이 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봉산면 일대 가로변에 도라지 꽃길을 조성하고 봉산을 명품도라지마을로 가꿔 나가겠다"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도라지는 <동의보감> 등 동양의 여러 한방 서적에서 진해 거담약으로 빠지지 않는 약초다. 또한 전통적으로 무침, 나물 등 식품으로도 애용해 온 산약초다. 박씨가 도라지에 주목한 이유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도라지의 효능과 엑기스, 환, 스프 등 건강식품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라지가 기관지에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현대인들은 산업화로 인한 미세먼지로 인해 기관지 질환이 많은데 이를 치료하는데 도라지는 좋은 건강식품이다. 또 성분연구를 통해 노화방지, 성인병 치료 등 새로운 약효가 속속 밝혀지고 있으며 우리가 재배하는 산도라지는 약효가 뛰어나다." 지난 10년 동안 생산기반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 했다는 그의 꿈이 봉산의 새로운 소득작물로 뿌리내리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