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3D터치'를 보강한 아이폰6S와 6S+가 나왔고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가 '애플 펜슬'과 첫 선을 보였다.
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0일 새벽 2시) 애플 신제품 발표 행사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은 수천 명의 청중으로 가득 찼다. 애플워치 새 운영체제(OS2) 소개를 마친 팀 쿡 애플 CEO가 들고 나온 이날 '빅 뉴스'는 바로 '아이패드 프로'였다.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 첫 선... S펜 맞선 애플 펜슬도지금까지 아이패드 화면 크기는 9.7인치를 벗어나지 않았다. 휴대성도 고려했지만 화면이 조금 더 커지면 11인치 맥북 에어와 시장이 겹치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아이패드 프로는 그 한계를 넘어 12.9인치까지 화면을 대폭 키웠다. 덕분에 무게는 아이패드 1세대로 돌아갔지만 전용 스마트 키보드, 애플 펜슬과 결합해 업무용, 교육용 등 쓰임새를 넓힐 수 있다.
12.9인치 화면에 560만 개 픽셀(264ppi)을 담아 해상도(2732×2048)가 15인치 맥북 프로 레티나(2880×1800)보다 밀도가 높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3세대 64비트 A9X 칩을 장착해 '아이패드 에어2'보다 성능이 80% 향상됐다. 스피커를 좌우에 2개씩 4개를 단 것 외에 800만 화소 카메라, 지문인식 터치ID, 최대 10시간 지속되는 배터리 등 기본 성능은 이전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두께는 6.9mm로 '아이패드 에어2'(6.1mm)보다는 두껍지만 아이패드 에어(7.5mm)보다는 얇다. 화면 크기가 78% 커진 대신 무게는 713g(와이파이 전용 기준)으로, 아이패드 에어2(437g)보다 63% 불어났다.
노트북PC 만큼은 아니지만 손으로 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대신 64키 전용 스마트 키보드와 애플 펜슬이 등장했다. 전용 키보드는 아이패드 프로 가로화면 하단에 있는 스마트 커넥터로 연결돼 전력과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
애플 펜슬은 고밀도 압력 센서가 내장돼 화면을 누르는 압력에 따라 선의 굵기를 조절할 수 있고 펜촉에 기울기 센서도 2개 내장해 손목을 기울여 마치 붓처럼 선에 음영을 넣을 수 있다. 애플 펜슬 안에는 최대 12시간 지속되는 배터리가 들어가 있는데 펜슬 위에 달린 라이트닝 커넥터를 아이패드 프로에 직접 연결하면 15초만 충전해도 30분 정도 쓸 수 있다.
애플은 이날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두께 6.1mm, 무게 300g으로 줄인 아이패드 미니4도 함께 선보였다. 이들 신제품은 오는 11월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패드 프로는 32GB, 128GB 와이파이 전용 모델과 128GB LTE 모델 3종류만 출시된다. 가격은 각각 799달러, 949달러, 1079달러로 아이패드 에어2 출시 당시 가격보다 300달러 정도 비싸다. 애플 펜슬은 99달러, 키보드는 169달러에 별도 판매한다.
탭, 픽, 팝... '3D 터치'로 더 민감해진 아이폰6S이날 가장 큰 관심은 역대 베스트셀러였던 아이폰6와 아이폰6+를 이을 새 아이폰이었다. "달라진 것은 단 하나, 모든 것이다"라는 팀 쿡 말처럼 '아이폰6S'와 '아이폰6S+'는 기존 모델 외형만 유지한 채 전반적인 성능을 향상시켰다. 가장 눈길을 끈 건, 맥북 에어와 애플워치에 처음 적용한 포스터치보다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3D 터치'였다.
'3D 터치'는 화면 터치를 기존 '탭(tap)'뿐만 아니라 화면을 가볍게 두드리는 '픽(peek)'과 깊게 누르는 '팝(pop)' 등 3단계로 구분했다. 이메일 목록이나 웹사이트 링크 등에서 '픽'하면 미리보기 화면을 볼 수 있고 깊게 누르면 그 화면으로 이동한다. 또 앱 아이콘을 '픽'해 주요 기능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퀵 액션' 기능도 들어갔다.
화면에 '3D 터치' 센서가 추가되면서 아이폰6S와 아이폰6S+ 두께는 7.1mm, 7.3mm로 기존 모델보다 각각 0.2m씩 늘었고, 무게도 143g, 192g으로 각각 14g, 20g씩 무거워졌다.
'A9칩'은 기존 A8칩보다 성능이 70% 정도 향상됐고 그래픽 성능은 90% 향상됐다. 카메라 성능도 후면 800만 화소에서 1200만 화소로 바뀌면서 4K 영상(3840×2160) 촬영이 가능해졌고, 전면 페이스타임 카메라도 120만 화소에서 500만 화소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됐다.
터치ID 속도도 종전보다 빠른 2세대를 적용했다.
애초 예상과 달리 화면 해상도는 4.7인치 아이폰6S가 1334×750, 5.5인치 아이폰6S+가 1920×1080로 기존 제품과 동일하다. 또 기대를 모았던 32GB 모델은 이번에도 나오지 않았다. 16, 64, 128GB 3가지 모델로 출시되고 출고가격은 이전 제품과 동일하다.
미국 통신사 2년 약정 기준으로 아이폰6S는 199달러, 299달러, 399달러, 6S+는 299달러, 399달러, 499달러다. 애플은 이번에 매달 32달러를 내면 매년 새 아이폰으로 바꿔주는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미국 시장에 처음 도입했다.
새 아이폰은 오는 12일부터 예약을 받아 25일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은 이번에도 1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1차 출시국은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일본, 중국, 푸에르토리코, 프랑스, 싱가포르, 독일, 영국, 홍콩 등이다.
애플은 새 아이폰에 기존 실버, 화이트, 그레이 외에 로즈골드를 추가했고, 애플워치 스포츠도 실버와 블랙 외에 로즈골드와 골드 색상을 추가했다. 새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9과 애플워치 OS2는 오는 16일부터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