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강덕경(1929~1997) 할머니의 고향인 경남 진주에서 조형물 건립이 추진된다. 진주인권교육센터(센터장 권춘현)는 오는 14~15일 사이 '진주인권학교'를 열고 조형물 건립 추진을 제안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에 등록한 일본군 위안부 가운데 진주 출신이거나 연고가 있는 피해자는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살아생전에 "일본은 그냥 물러갈 친구들이 아니야. 또 올 수 밖에 없어"라는 말을 남긴 강덕경 할머니다.
강 할머니는 2919년 2월 진주시 수정동에서 태어났고, 지금의 진주초등학교(옛 요시노보통학교, 중안초등학교)를 다녔으며, 31회 졸업생이다.
강 할머니가 살아생전 했던 증언에 의하면, 요시노보통학교 고등과에 다닐 때 일본인 남자 교사의 꼬임에 넘어가 일본군 성노예가 되었다. 여자근로정신대 1기생이었던 강 할머니는 진주와 마산 등지에서 모인 사람들과 함께 부산에서 발대식을 가진 뒤 연락선을 타고 일본으로 갔다.
위안소 생활을 강요당했던 할머니는 임신을 하게 되었고, 해방을 맞아 고국으로 돌아왔다. 아이를 보육원에 맡겼는데 죽게 되었고, 그 뒤 할머니는 부산 등지에서 혼자 살았다.
할머니는 1992년 정부에 등록했고, 폐암으로 사망했다. 할머니는 살아생전에 그림을 그려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권춘현 센터장은 "정부 등록자 가운데 진주에 본적을 둔 분은 5명이고, 진주와 연고가 있는 분은 11명이다. 생존자는 계시지 않는 것 같은데 자세한 내용은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진주인권교육센터는 "진주 출신 강덕경 할머니를 통해 본 일본군성노예 삶"이란 주제로 오는 14~15일(오후 7시) 진주미디어센터에서 진주인권학교를 연다.
첫날에는 고 강덕경 할머니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에세이 <그림 속으로 들어간 소녀>의 저자 배홍진 작가를 초청해 할머니의 삶과 그림에 대해 이야기 한다.
둘째 날에는 남해여성회 김정화 회장을 초청해 박숙이(93) 할머니의 삶과 남해에 지난 광복절에 세워진 '평화의소녀상'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박숙이 할머니는 남해 출신으로 일제 강점기 때 바닷가에 조개 캐러 가다, 강제로 일본 경찰에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 당했다.
권춘현 센터장은 "이번에 인권학교를 열면서 진주에 조형물 건립을 제안할 예정이다. 여성단체와 시민단체와 힘을 모아 올해 안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내년 정도에 건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아직 명칭은 정하지 않았는데 '평화의소녀상'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지어야 할 것 같고,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하기에 시민 성금을 모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남에는 통영 남망산공원, 거제문화예술회관 앞, 남해여성인력개발센터 앞, 창원 마산오동동문화거리 입구에 각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