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강식품 브랜드인 '정관장'이 국외 유명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을 제치고 특허청의 '짝퉁(위조상품)' 적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국내산 홍삼제품 등이 '유커(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면서 관련 브랜드를 위조한 모조품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홍익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특허청에서 제출받은 '위조상품 적발현황'을 보면, 정품가액을 기준으로 올해(1~7월) 위조상품 적발 규모가 가장 큰 브랜드는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이었다. 총 652억5000만 원어치가 압수됐다. 국산 화장품 브랜드인 '헤라'는 86억6000만 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상위 순위 모두 국내 브랜드가 차지했다.
국외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68억4000만 원), '샤넬'(12억8000만 원), '구찌'(6억5000만 원)가 그 뒤를 이었다. 해당 브랜드들은 지난 2013~2014년만 해도 각각 위조 상품 적발 1~3위(정품가액 기준)에 올랐지만, 올해에는 국내 브랜드들에 순위가 밀렸다.
압수된 위조물품 수 역시 국내 브랜드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압수물품 수가 많은 위조 브랜드 10개 가운데 1~6위 모두 국내 브랜드다. '정관장'(식품류, 63만9185점), '리더스인솔루션'(화장품류, 21만3176점), '헤라'(화장품류, 8만2690점), 'CJ'(세제류, 6만2054점), '보령메디앙스(세제류, 1만802점), '삼성'(전자제품류, 1만425점) 순이다.
7~10위는 '아디다스'(의류, 4058점), '애플'(전자제품류, 3087점), '라코스테'(2884점), 'BMW'(차량부품류, 2133점) 등의 국외 브랜드에게 돌아갔다. 압수된 위조물품의 대부분이 외국의 가방, 의류, 의약품류 브랜드였던 2013~2014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산자위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다수의 압수물품이 '짝퉁' 명품가방 등의 국외 브랜드에 국한됐지만, 최근 들어 국내 브랜드 모조품도 불법적으로 대량 생산돼 압수되는 추세"라며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잘 팔리는 국내 건강식품·화장품·가전제품 브랜드의 '짝퉁'이 정품으로 위장돼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라고 설명했다.
홍익표 의원은 "우리나라 브랜드의 높은 인기를 실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위조상품 때문에 국내 브랜드의 명성이 크게 훼손될까 봐 우려된다"라며 "추석 대목을 앞두고 '짝퉁' 판매를 강력하게 단속해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건강·안전과 연관 있는 '짝퉁' 식품·화장품이 인터넷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정품처럼 유통되고 있는 점 역시 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