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낮 일본 시가현 구사츠에 있는 이온 몰에 다녀왔습니다. 최근 시골 구석구석까지 대형 쇼핑센터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매장 길이가 몇 백 미터에 이르는 대형 쇼핑 몰 안에는 점포가 수백 개입니다. 평일 낮 한가한 시간이었습니다. 쇼핑센터 안에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한가한 낮 시간에 사람들이 줄지어서 물건을 파는 곳은 딱 한 군데였습니다. 그것도 복도 한쪽에 마련된 임시 가게였습니다. 이곳에서 파는 물건은 다름 아닌 붕어빵이었습니다. 이 붕어빵은 지금까지 보아온 붕어빵과 다른 방법으로 만들었습니다.
붕어빵은 보통 묽은 밀가루 반죽을 만들어 달궈진 붕어빵 틀에 부어 넣고 으깬 팥소를 넣어서 만듭니다. 그러나 이곳 붕어빵은 달랐습니다. 묽은 밀가루 반죽 대신 칼국수 반죽처럼 단단한 밀가루 반죽에 크림 소나 딸기 크림 소를 넣고 손을 접은 다음 달궈진 붕어빵 틀에 넣어서 찍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붕어빵의 새로운 변신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붕어빵을 사고 있었습니다. 값도 한 개에 250엔 정도이니 싼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줄을 서서 사는 것을 보니 맛이 있나봅니다.
우리말 붕어빵은 일본말로 '다이야키'라고 합니다. 다이야키는 우리말로 바꾸면 '도미구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물고기 가운데 붕어가 가장 일반적인데 비해서 일본에서는 도미가 가장 일반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조기가 가장 귀하고 고급 반찬에 속합니다. 일본사람들은 도미 혹은 돔을 가장 귀하게 여기고 축하할 때나 고급 선물로 많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요즘 일본에는 중국 관광객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호텔이나 관광객이 몰리는 곳은 예년에 비해서 두 배 이상 매출이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 이온 몰에서도 관광객이 구입한 물건 값에서 세금을 빼주는 서비스 카운터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만드는 붕어빵을 맛보기 위해서 줄을 서는 사람들이나 새롭게 몰려오는 중국관광객들을 놓치지 않고 유치하기 위해서 서비스 카운터를 만들어 세금을 돌려주는 쇼핑센터 운영자나 모두 똑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새로운 것을 찾아서 경험해보고자 하는 손님들이나 돈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움직이는 운영자나 모두 일본사람들의 진짜 모습입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