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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깊어질수록 옴팡골의 뜨끈한 콩나물국밥 한 그릇은 더욱 더 생각날 거 같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옴팡골의 뜨끈한 콩나물국밥 한 그릇은 더욱 더 생각날 거 같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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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멈춰 섰나, 주변의 화려한 불빛과는 사뭇 대조적인 예스런 외관이 시선을 붙든다. 광주 전남대후문 버스정류장 앞 안경가게 옆 골목길에서 마주한 '옴팡골'이다. 지난 8월 29일, 가게 내부로 들어서니 이름에서 풍기는 알찬 이미지와 흡사하다.

콩나물국밥 3500원, 오징어볶음 8000원, 육전 8000원, 모주(중) 4000원이다. 호박넝쿨 사이에 빼곡히 쓰인 가격표를 보고 놀라지 않을 자 없다. 이 가격은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출입문에 선 두 장승의 안내를 받아 들어선 실내는 고풍스럽다. 등짐을 지던 지게, 짚신, 목조각, 수수이삭... 작은 박물관이 연상된다. 호롱불, 다리미와 인두, 꽹과리 등 생활사박물관에 온 듯 볼거리가 많다. 아련한 추억이 가득한 이 공간에 들어서면 잠시 시름마저 잊는다.

문득 누군가 그리운 가을날... 모주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곳

 콩나물국밥 3,500원, 오징어볶음 8,000원, 육전 8,000원, 모주(중) 4,000원이다.
 콩나물국밥 3,500원, 오징어볶음 8,000원, 육전 8,000원, 모주(중) 4,000원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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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00원의 착한 가격 때문에 주머니 가벼운 날에도 부담이 없다.
 3,500원의 착한 가격 때문에 주머니 가벼운 날에도 부담이 없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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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주머니에 꼬깃꼬깃한 지폐 한 장을 만지작거리던 주머니 가벼운 날에도 좋다. 허한 속을 달래야만할 가을비 내리는 날에도 좋다. 문득 허기가 지거나 누군가 몹시 그리운 가을날 모주 한잔을 기울일 수 있는 공간이다. 언젠가 그 집의 콩나물국밥 한 그릇에 반해 동네방네 소문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순천의 옴팡골과 분위기가 많이 닮았다.

이제 가을빛이 완연하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옴팡골의 뜨끈한 콩나물국밥 한 그릇은 더욱 더 생각날 거 같다.

이 가을에 잘 어울리는 콩나물국밥 한 그릇이다. 수란에 수북한 콩나물국밥은 속이 허한 식객들의 허기를 금새 채워준다. 이렇게 내주고 주인은 뭘 먹고살까, 오지랖 넓게도 잠시 주인 아주머니의 살림살이가 은근 걱정된다.

주인 아주머니 살림살이가 걱정될 정도

 이 가을에 잘 어울리는 콩나물국밥 한 그릇이다.
 이 가을에 잘 어울리는 콩나물국밥 한 그릇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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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착하고 오진 콩나물국밥 때문에 오지랖 넓게도 잠시 주인아주머니의 살림살이가 은근 걱정된다.
 너무 착하고 오진 콩나물국밥 때문에 오지랖 넓게도 잠시 주인아주머니의 살림살이가 은근 걱정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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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뜨끄한 콩나물국밥은 새우젓과 돼지고기 장조림으로 간을 해서 먹으면 별미로 다가온다. 진짜 옴팡진 맛이다.

1999년 문을 열어 올해로 16년째다. 콩나물국밥의 가격은 5년 전 딱 한차례, 500원이 올랐다. 고향집인양 변하지 않는 음식의 맛과 인심은 여전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조찬현 시민기자의 다음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옴팡골콩나물국밥#전남대 후문#맛돌이#가을#착한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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