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대표자들이 저성과자 해고·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완화 등 핵심 쟁점과 관련한 처리 방안에 합의했다. 이를 두고 노동계와 정치계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노사정 대표자 중 하나로 참여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측은 "14일 중앙집행위원회 개최가 예정돼있다"며 평가를 미뤘지만, 이번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사정 합의는 역대 최악의 야합"이라며 위원회 대표자들을 강하게 규탄했다. 야당 또한 이를 두고 "갈 길이 먼 합의"라며 유감을 표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3일 오후 긴급 성명을 내고 "민주노총은 오늘(13일) 노사정위원회가 발표한 노사정 대표자 합의를 야합으로 규정하며, 따라서 이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야합에 따라 쉬운 해고, 낮은 임금, 많은 비정규직을 노린 노동시장 구조개악이 급기야 강행된 것으로 해석한다"며 이에 강한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노사정 대표자들은 13일 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완화 등 처리 방안에 합의했다. 다만 이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또 비정규직 법안은 향후 정기국회 법안 의결 시 노사정 합의사항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노총 의결 기구인 중앙집행위는 14일 이번 노사정 잠정 합의문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민주노총 "노동개악 승인한 역대 최악의 야합, 총파업 투쟁"
민주노총은 특히 이번 노사정 합의에 대해 "절대다수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재앙을 가져다줄 수밖에 없는 박근혜표 '노동 개악'의 핵심인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가이드라인을 승인해준 역대 최악의 야합"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합의가 ▲ '쉬운 해고' 제도 도입과 관련해 애초 정부 계획대로 노동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겠다는 것이며 ▲ 여기에는 노동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조차도 노동자 동의 없이 허용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길 것이고 ▲ 이번 합의로 인해 향후 사실상 '쉬운 해고' 쪽으로 관련 조항이 개악될 것이라고 봤다.
이에 이들은 즉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4일 비상 상임집행위원회와 비상 중앙집행위원회를 잇달아 소집해 규탄대회 개최 등 대응투쟁계획을 세울 계획이다. 향후 전국 대표자 대회와 현장 순회, 11월 중순 10만 민중 총궐기 등 총파업 투쟁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이번 합의와 관련해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13일 "밑그림은 그렸지만 갈 길은 먼 합의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노동시장 구조개선과 청년고용의 핵심이라고 할 기간제, 파견근로자 보호방안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 관련 합의는 향후 과제로 남겨져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해고요건 완화 합의와 관련해 "노사현장에서 악용될까 매우 우려스럽다"며 "오늘(13일) 합의가 이루어졌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노사와의 충분하게 협의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정부 여당이 밀어붙이려던 입법은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