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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구대암각화
반구대암각화 ⓒ 사진작가 권일

지난 1971년 발견되기 6년 전 이미 인근에 댐이 생겨 침수를 거듭해 훼손이 가속화 되고 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는 그 보존 방법을 두고 십수 년 간 갈등을 겪어왔다. (관련기사 : 5천억원짜리 그림, 이렇게 망가뜨려도 되나)

이런 가운데 반구대 암각화를 관할하는 울산광역시의 시의원이 본 회의 공식 석상에서 울산시와 울산시장에게 "반구대암각화를 따로 떼어 내어 박물관에 옮기고 그 자리를 복제품으로 대체하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반구대암각화는 주변 자연경관과의 조화로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될 뿐 아니라, 해당 암각화 부분만을 떼어 내자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문화유산에 대한 무지의 소치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임현철 시의원 "라스코동굴 복원연구소에 물어보니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해"

울산광역시의회(의장 박영철)는 10일간의 제172회 임시회 의사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지난 11일 오후 2시 시의회 의사당 본회의장에서 폐회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기현 울산시장과 김복만 교육감 등 관계 공무원이 참석했다.

임현철 시의원(새누리당)은 시정질문에서 반구대암각화를 분리해 박문관에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 "콜럼버스가 달걀을 세우기 위해서 달걀을 반 토막을 내었듯이,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식에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반구대암각화 훼손 원인은 눈에 보이는 수몰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먼지, 중국의 황사,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등 공해 환경"이라며 "새로운 차원의 보존방법만이 반구대암각화를 앞으로 수천 년 동안 건재하게 할 수 있으며, 현재의 우리 보존의식과 방법론으로는 50년도 장담을 못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1일 열린 울산시의회 제172회 임시회에서 임현철 시의원이 반구대암각화를 분리해 박문관에 보관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울산시의회 제172회 임시회에서 임현철 시의원이 반구대암각화를 분리해 박문관에 보관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 울산시의회

임현철 의원은 제안 배경에 대해 "반구대암각화가 침수의 반복으로 풍화 5단계 중에서 4단계를 넘어 이제는 작은 충격으로도 무너질 정도로 사멸 위기에 서 있다"며 "이에 대한 보호 대책으로 현재 설치공사를 하고 있는 카이네틱댐도 영구 보존 장치가 아닌 임시 물막이다"라는 점을 들었다.

특히 그는 지난 7월 프랑스 몽티냑에 있는 라스코동굴벽화를 견학한 사실을 들었다. 그는 "라스코동굴은 극소수의 연구가에만 출입이 허용되고 일반인들은 일체 관람이 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1940년 처음 동굴이 발견된 뒤 수많은 관광객들이 동굴을 관람하는 사이 사람들이 내뿜은 입김에 의해 동굴 벽화뿐만 아니라 동굴 전체가 많이 부식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8년에 걸쳐 다시 동굴 전체를 복원하는 동시에 진품인 라스코 동굴벽화와 똑같이 복제를 한 동굴을 그 주변에 만들어서 일반인들은 이곳을 관람하도록 했다"며 "라스코 2동굴을 만든 라스코동굴 복원연구소를 방문해 '반구대 암각화를 떼어 내어 박물관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라스코처럼 복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라스코식 보존방안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문화재 전문가는 "반구대암각화는 해당 유적 외 주변 대곡천 유적지와의 조화도 그 가치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더군다나 주변 바위군에서 반구대암각화만을 분리해 내자고 하는 발상은 문화유적을 망치자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반구대암각화 인근에는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이 있으며, 이 주변은 대곡천 암각화군으로 보존되고 있다. 현재 울산시와 문화재청은 대곡천 암각화군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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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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