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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학교 전체학생총회에서 이사장·총장 사퇴안에 학생들이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동국대학교 전체학생총회에서 이사장·총장 사퇴안에 학생들이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 허우진

동국대학교 학생 2천여 명이 17일 열린 전체 학생총회에 참석해 동국대 이사장·총장 사퇴안을 결의했다. 전체학생총회 성사 조건 '재학생의 1/7(1788명) 이상 참석'보다 200여 명 넘는 인원이 모였다.

동국대학교는 작년 12월부터 '조계종의 동국대 신임 총장 선거 개입'으로 시작해 '신임 이사장(일면 스님)의 문화재 절도 의혹'과 '신임 총장(보광 스님)'의 논문 표절 의혹으로 9개월간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9개월간 동국대 학생들은 '조계종의 선거 개입 반대와 총장·이사장 사퇴'를 위해 1인 시위, 학내 성토대회, 기자회견, 조계사 앞 집회, 45일 고공농성, 150km 사찰 순례 등을 해왔다.

그러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동국대 총학생회는 "분신·투신을 제외한 모든 행동을 했음에도 변한 것은 없다"라며 전체 학생총회를 개최했다(관련기사 : "공부하기 싫어서 데모? 우리도 스펙 쌓고 싶다고요")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최광백 총학생회장은 논의 안건으로 ▲ 조계종의 동국대 제18대 총장선거개입사태 진상 조사 진행 및 책임자 처벌 ▲문화재 절도 혐의 인사 일면 이사 퇴진 ▲ 논문 표절자 보광스님 총장직 사퇴 ▲ 총장 후보자 추천위원회에 학생 참여를 확대 후, 총장선거 원천 재실시 ▲ 이사회 총 이사 수 13인에서 스님3인, 학생·교수·직원 추천 각 2인씩, 개방이사 4인으로 구성 등을 발의했다.

안건에 대해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노란색 '찬성' 부표로 광장이 가득 찼다. 반대 1표 외에 2천여 명의 학생들이 이사장·총장 사퇴안에 찬성해 통과 됐다. 학생들은 박수와 함께 큰 함성을 질렀고, 서로 껴안고 뛰기도 했다.

아테네 '아고라' 연상 시킨 학생총회

 동국대학교 학생 2천여 명이 전체학생총회에 참석해 동국대 이사장·총장 사퇴안을 결의했다.
동국대학교 학생 2천여 명이 전체학생총회에 참석해 동국대 이사장·총장 사퇴안을 결의했다. ⓒ 허우진

사퇴안 외에도 논의 안건으로 ▲ 학과 구조조정 반대 ▲ 학생준칙 폐기 ▲ 수강제도 개선 ▲ 총회 정족수 기준 완화 등 다양한 안건이 발의됐다. 논의 안건에 대해 학생들은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말하며, 토론을 진행했다. 학생총회가 열린 만해광장은 아테네의 '아고라'를 연상시켰다.

학생총회 정족수에 대해 두 입장으로 갈려 불튀는 토론이 벌어졌다. 박문수 인문대 학생회장은 "현재 정족수인 재학생의 1/7을 성사시킨 점에서 1/10으로 총회 성사 조건을 줄이는 것에 반대한다"라고 주장한 반면, 안드레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은 "다른 학교들은 재학생의 1/10로 학생총회 성사 조건을 줄이고 있고, 이것이 추세이다"라고 반박했다. 의견이 갈리자 최광백 학생회장은 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며 투표를 제안했고, 투표 결과로 총회 정족수는 재학생의 1/10 참석으로 변경됐다.

학과 구조조정 안건에 대해 사회학과 이재민 학생회장은 "최근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동국대가 A등급을 받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올해는 사회학과가 살아남겠구나'였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응원의 함성을 질렀다. 이어 이 회장은 "이 자리에 있는 학생들이 학과 구조조정에 반대 의사를 보이고 함께 막아달라"라고 외쳤다.

"이제 기성세대가 답해야 할 때"

 동국대 학생총회에서 2천여명의 학생이 모여 자기 의견을 말하며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동국대 학생총회에서 2천여명의 학생이 모여 자기 의견을 말하며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 허우진

 동국대 학생총회에서 2천여명의 학생이 모여 자기 의견을 말하며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동국대 학생총회에서 2천여명의 학생이 모여 자기 의견을 말하며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 허우진

학생 총회는 오후 9시에 마무리가 됐다. 최근 쇼미더머니 우승자인 가수 베이식의 공연이 있었다. 학생들은 축제 분위기를 즐기며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공연을 보던 정치외교학과 15학번 이권용 학생은 "기성세대 일부가 주장하는 '20대 개새끼론'의 20대들이 사고를 쳤다"라며 "이제 기성세대는 대학생들의 외침에 답해야 할 때다"라며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영문학과 12학번 김용현 학생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학생총회 성사가 현실이 됐다"라며 "우리의 목소리가 학교 당국은 물론 다른 비리사학의 학생들에게도 '된다'는 울림이 되길 바란다"라고 총회 성사 소감을 밝혔다.

한편, 동국대 학생총회 성사로 동국대 이사회 내부의 움직임과 교육부 감사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동국대 학생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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