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로마 가톨릭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이 19일(현지 시각) 오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도착했다. 이로써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와 미국을 방문하는 역사적인 열흘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3시 51분(현지 시각) 쿠바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는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직접 나와 교황의 쿠바 방문을 영접했다. 쿠바 국민은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에 은밀한 도움을 준 프란치스코 교황을 은인으로 생각하여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올해 초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감명받았다며, 가톨릭교로 귀의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프란치스코 교황과 영접 나온 카스트로 의장이 나란히 걷는 모습의 사진을 보도했다.
라틴아메리카 출신 첫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와 미국의 역사적인 화해를 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두 나라를 연이어 방문함으로써 쿠바인들과의 연대는 물론 '미국은 히스패닉계가 가톨릭의 기반'이라는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바나 혁명 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한 데 이어 20일에는 카스트로 의장과 면담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열흘 일정 중 쿠바에 사흘간 머무르며 아바나는 물론 산티아고 데 쿠바 등도 방문할 예정이다.
프란시츠코 교황은 방문 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방문 동안 쿠바와 미국 양국 간 대화를 촉진할 뿐 아니라, 양국 사이의 장벽을 없앨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교황이 쿠바와 미국을 동시에 방문하는 이유도 양국 간 국교정상화 이후 더욱 돈독한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과 쿠바는 지난해 말 외교 관계 회복을 선언했으며, 최근 워싱턴과 아바나에 각각 대사관을 개설했다. 지난 17일(현지 시각)에는 반세기 만에 호세 카바나스가 미국 주재 쿠바 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