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물갈이'·'친박 대선후보' 등 새누리당의 계파갈등이 불거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6주 동안의 상승세를 마감했다. 21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9월 3주 차 정례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4%p 하락한 50.3%를 기록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1.8%p 상승한 44.1%였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흔들기가 결정적인 원인이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청와대 정무특보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인터뷰 보도 이후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윤 의원은 지난 15일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당 지지율이 40%대인데 김무성 당대표 지지율은 20%대에 머물고 있어 아쉽다"라면서 사실상 '김무성 불가론'을 폈다. 이는 이후 친박 측의 '오픈프라이머리 불가론'으로 확산됐다.
이번 조사기간 중 박 대통령의 일간 지지율 변화를 봐도 상승세 마감의 원인은 분명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가칭 '청년희망펀드' 1호 기부 참여 소식이 전해진 15일 52.0%를 기록했다. 그러나 윤 의원의 인터뷰 등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16일 51.1%로 하락했고 이 움직임이 당청 갈등 조짐으로 확전된 18일에는 47.6%로 추가 하락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통적인 지지층인 60대 이상 응답자에서도 전주 대비 3.7%p 하락하고 대전·충청·세종(5.0%p↓), 경기·인천(3.5%p↓), 대구·경북(3.3%p↓) 등 전 지역에서도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이번 논란이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으로 해석되면서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4.0%p 하락한 41.6%를 기록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논란과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 등으로 타격을 입었음에도 전주 대비 0.8%p 상승한 26.6%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정의당도 이번 9월 3주 차 정례조사에서 전주 대비 2.1%p 상승한 5.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 조사서 김무성 대표 압도적 1위
이는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도 영향을 끼쳤다.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2%p 하락한 19.9%를 기록하면서 3주 연속 하락했다.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이번 조사에서 2위로 올라선 문재인 대표와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문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전주 대비 4.0%p 상승한 17.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혁신안·재신임 정국에서 문 대표와 대치한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의 지지율도 전주 대비 2.2%p 상승한 9.9%를 기록했다.
다만, 김 대표는 매월 진행되는 리얼미터의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는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했다. 김 대표의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전월 대비 4.6%p 상승한 25.4%였다. 이는 2위를 기록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12.6%)보다 12.8%p 높은 수치다. 유 전 원내대표 뒤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8.8%),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7.9%), 정몽준 전 대표(6.9%), 홍준표 경남지사(5.1%), 남경필 경기지사(4.7%), 원희룡 제주지사(3.8%)가 이었다.
문재인 대표도 이번 달 야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전월 대비 0.8%p 상승한 18.4%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했다. 2위는 박원순 서울시장(16.0%)이었다. 지난 8월 같은 조사에서 3위를 기록한 안철수 의원은 이 조사에서 김부겸 전 의원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안 의원의 지지율은 전월 대비 0.8%p 상승한 10.2%를 기록했지만 김 전 의원의 지지율은 전월 대비 2.5%p 상승한 11.6%였다.
한편, 박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 등을 다룬 9월 3주 차 정례조사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및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것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매월 진행되는 여권·야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는 지난 14, 15일 이틀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한 것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