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볼레오 동광사업에 투자한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멕시코 정부로부터 960억 원에 이르는 부가세를 환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멕시코 볼레오 동광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사업 가운데 하나다.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광물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이사회 회의록과 관련자를 분석한 결과,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올 6월 현재까지 총 8160만 달러(한화 960억 원)의 부가세를 환급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지난 2008년부터 올 7월말까지 멕시코 볼레오 동광개발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무려 17억4690만 달러(한화 1조9216억 원, 1달러당 1175.6원 기준)에 이른다. 하지만 바하마이닝(Baja Mining)사의 부도와 자원량 50% 축소 등으로 인해 향후 최대 1조3000억 원의 손실이 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한국광물자원공사는 960억 원에 이르는 부가세를 환급받는 데 적극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받고 있다.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홍아무개 감사위원은 "멕시코 정부에서 환급받을 금액이 1/4분기까지 약 800억 원 정도다"라며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이런 때 좀 출장가서 현장 일만 보지 말고 멕시코 정부에 쫓아가 돈 달라고 하라"라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가 줄 것만 주고 받을 것을 못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아무개 이사도 "한국 산업부에서 장관님이든 차관님이든 볼레오에 가실 수 있고, 멕시코 정부에서도 정부 고위층이 오면 자연스럽게 정치적으로, 정책적으로 푸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여러 가지 방면으로 검토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멕시코 정부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정 악화 때문에 부가세 환급 등 세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이사회에서는 멕시코에서 납부해야 할 판매세를 환급받아야 할 부가세와 상쇄시키는 방법도 나왔지만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백재현 의원은 "광물자원공사가 960억 원의 세금을 돌려받기 위해 산업부 장관이나 차관에게 멕시코 현지 방문을 요청이나 해봤는지 의문이다"라며 "지금 파산 직전의 광물자원공사를 청산하자는 움직임까지 나올 정도로 한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공사가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산업부와 빠르게 협력해 960억 원의 부가세를 환급받아 공사를 회생시키는 데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