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긴 여정이었다. 한국에서 네팔로 출국할 때만 해도 막막하고 막연하던 일들이다. 그러나 어찌어찌해서 험난한 과정을 잘 지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난 6월 8일 네팔에 왔다. 그리고 9월 20일까지 1만1200개의 빵을 만들어 배달을 마쳤다.
물론 한국 사람들과 한국관련 지인들에게 나눈 빵들이 있고 네팔의 지인들에게 나눈 빵도 있다. 그러다 빵을 배달하러 가서 만난 지진으로 무너진 한 학교에 도서관을 지어주기로 했다. 물론 나 혼자의 힘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네팔을 찾기로 한 한 회사 사장님과 함께 소통하며 도서관을 짓는 일에 지원을 약속 받았다. 그래서 21일부터 빵 공장을 임시로 문을 닫았다. 지난 21일 한국에서 온 기업가를 우리 네팔·한국문화센타 멤버들이 함께 맞았고 누와곳(Nuwagot)의 교장 선생님도 함께 공항에 마중을 나갔다. 오자마자지만 우리는 다음 날 학교를 찾았다. 누와곳 도서관 건축을 위해서다. 오전 10시가 넘어 도착했는데 도착하자 환영행사가 있었다.
그러나 미리 기반공사를 부탁한 현장은 교실과 교무실을 부수고 빈 터만 있었다. 기반공사는 우리들 몫이 되었고 자재 등 모든 준비를 부탁했으나 하나도 준비된 게 없었다. 삽 두 자루로 도서관을 짓는 일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 가운데 우리들을 위로라도 하려는 듯 아이들이 꽃 한 송이를 전해주었다. 다섯 번째 만남이다. 한국에서 온 손님을 맞으면서 덩달아 내게도 꽃 한 송이가 전해졌다. 고마운 일이다.
곧 일을 시작했다. 어린 아이들도 안다. 그들에 도서관을 짓는다는 사실을. 곧 그들도 삽을 들고 함께 했다. 한국에서 온 기업가와 우리 네팔·한국문화센타 멤버들은 최선을 다했고 어린 손들까지 합세한 기세로 곧 기반공사를 마쳤다. 나는 곧 예정에 없이 카트만두로 나왔다. 당초 계획은 3박 4일이든 4박 5일이든 머물며 공사를 지속할 일이었다. 그러나 자재를 준비해야 해서 직접 자재를 사서 다을 날 다시 현장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비가 내렸다. 아이들과 삽을 들고 돌을 날랐다. 그리고 그들이 웃는 모습을 보았다. 도서관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그들에게 도서관이 생기는 거다. 그들이 기쁘다. 나도 기쁘다. 하지만 지금 4박 5일의 작업을 마친 나는 너무 지쳤다. 산중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에 아들과 딸, 이웃의 아이들이 공부할 곳인데도 적극적인 자세가 아니다. 해당 학교 여성 교장 선생님은 사람 좋은 웃음으로 사람을 반기고 위로할 뿐 적극적으로 마을 사람들을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당초 계획한 네팔·한국문화센타 멤버들의 멤버십 트레이닝 겸 트레킹은 무효가 되었다. 가이드는 당초 나의 몫이었으나 한국 말이 되는 모한까르기씨가 대신하기로 하고 나는 누와곳 현장을 오가며 작업을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암담하다. 최소한 10월 4일 오전까지 작업을 마치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다. 나는 다시 내일 한국 교민들에 추석행사가 끝나면 누와곳으로 들어갈 것이다. 아이들에 꿈을 여는 길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현재 나의 꿈이다. 그리고 곧 실현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