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대체 : 5일 오전 11시 10분]포스코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이 검찰에 출석해 "왜 여기서 조사를 받는지 모르겠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5일 오전10시 22분경,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 전 의원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타났다. 지난 2012년에도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아 2013년 9월, 출소한 뒤 2년 1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최고 실세'의 모습은 어디로
이날 이 전 의원에게서 이명박 정권 최고의 실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6선 의원에 국회부의장을 지낸 그는 지난 정권에서 '만사형통(萬事兄通, 모든 일은 형으로 통한다)', '상왕(上王)'으로 불렸던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수행진의 부축을 받아야 하는 여든 노인이었다. 수행진의 부축을 받고 차에서 내린 그는 윗도리 가슴 단추를 잠그며 매무새를 다듬었다. 그는 다섯 계단을 하나씩 올라갔다. 힘든 걸음으로 20여 미터를 걸어 포토라인에 선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포스코의 협력사의 돈이 지역구 사무소에 흘러들어갔냐'는 질문에 "내가 왜 여기서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고 왔다"고 말했다. 또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했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이) 없다"라고 말했고, '포스코가 특정 협력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데 관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절대로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다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1층 로비로 들어갔다. 그는 지난 2012년 7월에도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바 있다. 대법원은 같은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려 그는 1년 2개월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검, 측근 소유 포스코 협력사 통해 금품 수수 혐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자신의 측근이 소유한 협력업체를 통해 포스코로부터 금품을 전달받은 혐의로 이 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고령의 나이인 관계로 최대한 빠른 시간에 조사를 마치고 돌려보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의 포항지역구 사무소장을 지낸 박아무개씨가 제강 티엠테크의 지분을 사들이고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켐텍의 일감을 따내 특혜를 받은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2월 설립된 티엠테크는 제철소 설비 보수, 관리 업체로 연간 170억~18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업체의 매출은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켐텍에서만 100% 나오는 상황이었다.
2009년 박씨가 티엠테크 지분을 100% 매입해 실소유주가 됐으며, 검찰의 포스코 수사가 본격화되자 박씨는 자신의 지분을 매각했다. 검찰은 티엠테크에서 얻은 순이익 20여 억원의 일부가 이 전 의원의 정치자금으로 형성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대가가 2009년과 2010년 사이, 포스코의 중대 현안이었던 포항 신제강공장 건설 중단 사태 해결과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준양 당시 포스코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이 같은 청탁을 했고, 반대급부로 이 전 의원은 측근의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관련 기사:
3년 전 '계란 세례' 이상득, 여든 살에 다시 검찰에)
검찰은 신제강공장 현안 해결과 티엠테크 일감 수주 사이에 이 전 의원에 대한 명확한 대가가 성립하면 수뢰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단 이 전 의원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적용 법리와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