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며 자연과학 강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각) 아일랜드 출신의 윌리엄 캠벨 미국 뉴저지 주 매디슨 드루대학 교수, 일본 출신의 오무라 사토시 기타사토대 교수, 중국 투유유 전통의학연구원 교수 등 3명을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미생물 믿고 필사적으로 연구... 상금 절반 미생물에게 줘야겠다"
일본 NHK에 따르면 오무라 교수는 노벨상 수상이 발표된 후 기자회견에서 "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도움이 되고자 열심히 연구했지만, 노벨상이라는 결과로 돌아올지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무라 교수는 "흙 속의 미생물을 믿고 세상에 좋은 것을 만들고자 필사적으로 연구했으며, 그것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있어 기뻤다"라며 "상금의 절반을 미생물에게 줘야겠다"라고 웃었다.
이어 "미생물 분야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분야이지만, 미생물은 인류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이 분야의 연구가 인류의 건강과 복지 증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일본은 역대 세 번째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을 포함해 자연과학 분야에서만 20명의 수상자를 보유하게 되면서 세계적 수준의 자연과학 연구 실적을 쌓아올리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거의 매년 수상자를 배출하는 노벨상의 단골 수상국이다. 그러나 일본도 최근 들어 상업적 연구를 중시하고, 노력에 걸맞은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기초 과학이 쇠퇴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일본계 미국인 나카무라 슈지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가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해주지 않은 일본의 기업 풍토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오히려 일본을 당혹케 했다.
중국, 사상 첫 노벨 생리의학상 배출
투유유 중국전통의학연구원 교수가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중국도 사상 첫 노벨 생리의학상 배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중국 언론은 투유유 교수의 수상을 자국의 과학 분야 성과로 연결하며 대대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로써 중국은 2012년 소설가 모옌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일본과 함께 서방의 독식에 맞설 '노벨상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중국 국적을 포기한 화교 출신이나 가오싱젠, 류샤오보 등 반체제 민주화 인사들이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노벨위원회와 갈등이 깊었던 중국 정부로서는 투유유 교수의 수상이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가 투유유 교수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중국의 번영과 과학기술 진보를 보여줬다"라며 "중국 전통 의학의 국제사회 영향력 강화에 큰 기여를 했다"라고 치켜세웠다.
이웃인 중국, 일본과 달리 한국은 아직 자연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일부 외신이 기초과학연구원의 유룡 단장을 노벨 화학상 후보로 거론하기도 했으나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아 다음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