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는) 지금 일본 아베 따라 하는 거예요. 하는 짓이!"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말이다. 유인태 의원은 8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국민 통합인데, 친일·유신을 미화하는 국정교과서를 만들면 국민 통합이 되느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빗댄 것을 두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유 의원은 "뭐가 달라요! 극우 인사들 갖다가 방송 통제 하는 데 앉히고 국민 통합이 되냐. 이럴 때일수록 대통령의 할 일은 국민 통합에 매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아버지는 군사 쿠데타, 딸은 역사 쿠데타"…시민 저항 확산>이라는 제목의 신문 기사를 소개하면서 "역사 쿠데타가 일어나려고 하는 상황인데, 지금 국회는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은 "국정화를 한다고 하면 극우집단으로 가는 문턱을 넘어서는 것으로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화를) 할지 모르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아니라고 얘기해야 한다. 그게 진정으로 박 대통령을 돕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화를 옹호했다. 박인숙 의원은 "(국정화를 하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후진국으로 가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정부가 이르면 오는 12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야당 의원들이 보도의 사실 여부를 묻자,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아직 결재 단계에 있지 않아, 미리 예단해서 말할 수 없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에 반발한 야당 의원들은 국정감사를 진행하지 않고 의사진행발언으로 국정화의 부당함을 피력했다.
교육부, 검정교과서 비판 자료 여당에 전달한편 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리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공한 것을 놓고, 야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교육부는 새누리당 역사교과서 개선 특별위원회 간사인 강은희 의원의 요청으로, 여당 의원들에게 '고교 한국사 교과서 분석' 자료를 제공했다. 이 자료는 현행 검정 교과서의 문제점을 담았다.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화 논리 만들기 위해서 교육부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가 가져다준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이 교육부를 상대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강은희 의원은 "내가 자료 받을 때 대외비로 했으니, 자료 제출을 거부해주시기 바란다"라며 제지했다. 여야 간에 고성이 오갔다. 결국 낮 12시 10분께 국정감사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