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난징대학살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한 유네스코에 반발하며 유네스코 지원금을 줄이거나 끊겠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총무회장은 11일 "유네스코가 일본이 나쁘다고 말하지만, 일본이 지원금을 내지 않겠다고 하면 도리가 없을 것"이라며 "자금 협력을 당연히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일본의 반대에도 유네스코가 중국이 신청한 난징대학살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것에 불만을 품고 막강한 자금력으로 압박한 것이다. 일본은 유네스코 전체 예산의 약 10%에 달하는 연간 37억 엔(약 360억 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카이 회장은 "일본은 유엔에서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지원금을 지출하는 나라"라며 "일본의 주장이 얼마나 통하느냐에 따라서 지원금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전날 정례회견에서 "일본의 우려가 유네스코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난징대학살 자료가) 등재된 것은 극도로 유감"이라며 "유네스코와의 협력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의 '등재 권고' 판정에 따라 지난 9일 중국 정부가 제출한 '난징대학살 문건'(Documents of Nanjing Massacre)의 등재를 확정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난징대학살은 일본과 중국 간에 분명한 역사적 견해 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에만 따라서 등재가 처리된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일본이 유네스코 지원금까지 들먹이며 압박에 나선 것은 한국·중국·대만 등이 세계기록유산으로 신청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자료까지 등재될 것을 우려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