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울산 중구 기초의원 재선거(중구 나선거구·병영 1·2동)가 내년 총선 전초전 성격을 띠면서 이념전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울산 중구 재선거는 새누리당의 이재철 후보(46·울산 중구당협 홍보위원장)와 무소속 천병태 후보(53·전 울산 중구 시의원)간 맞대결이 확정되면서 '새누리당의 조직이냐 전 시의원의 관록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현재 울산에서는 남구지역의 초등학교 무상급식, 울주군의 신불산케이블카 등을 놓고 여야가 첨예한 공방을 벌이고 있어 이번 선거 결과가 미칠 영향에 지역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철 후보 "우국충절 고장에서 새로운 도약"
울산지역 전체 지자체장과 6개 전 지역구 국회의원을 장악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이번 기초의원 선거에 조직을 총 집결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만큼 이번 선거 승패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새누리당의 이같은 모습은 지난 10일 이재철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이날 개소식에는 중구가 지역구인 정갑윤 의원(국회부의장)을 비롯해 박대동(울산 북구), 강길부(울주군)·안효대(동구)·이채익(남구 갑)·박맹우(남구 을) 등 국회의원들이 총둘동 했다. 여기다 박영철 울산시의장, 김영길 중구의장과, 울산 지방의원 중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 구의원들이 집결했다.
이 자리서 이재철 후보는 "중구 병영은 충의와 우국충절의 고장이자 울산에서 발전 잠재력이 제일 높은 지역 중의 하나"라면서 "새로운 도약으로 행복한 병영을 만들 수 있도록 주민들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정갑윤 의원은 "(삼일만세운동 등으로)병영은 나라가 힘들 때마다 불꽃처럼 일어나 나라를 지켜낸 곳이다. 국가부정세력에게 이 지역을 내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상대방 천병태 후보가 전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시의원을 지낸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처럼 재선거가 치러지는 중구지역의 국회의원이 이념 전쟁을 선포하면서 앞으로 새누리당의 선거전도 그와 맥락을 같이 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병태 후보 "울산 새누리당으로 너무 기울어져, 야권 승리로 견제구"
무소속 천병태 의원은 당초 이번 선거 출마를 생각하지 않았지만 일부 주민들의 강력한 권유로 선거에 나섰다. 천 의원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울산은 새누리당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다. 이번 선거에서 야권의 승리로 새누리당에 강한 견제구를 날려 달라는 주민과 야권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 전초전의 성격인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해야 새누리당의 대세를 막고 야권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며 "제가 시작한 병영의 고가차도 저지와 로터리 조성사업, 병영성 정비사업, 동천제방겸용도로 건설 등을 제대로 마무리 짓고 싶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천병태 후보가 이 지역의 시의원을 지내는 등 해당지역에서 인기가 있었다는 것은 자타가 인정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직력이 막강한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기 위해서는 야권연대가 필수적이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우선 천병태 후보와 막판 단일화 논의를 가졌던 정의당 울산시당은 지난 7일 오후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미 후보로 선출된 김성재 예비후보가 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고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사퇴 결정 후 정의당 울산시당은 "사퇴 결정과 별개로 야권 단일후보 지지여부를 비롯한 야권단일화 문제는 추후에 논의하기로 했다"면서도 "이번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타 정당과 후보의 신의를 깨는 언론플레이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는 일부 지역언론들이 지난 6일 "김성재 후보가 후보등록을 포기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야권후보는 무소속의 천병태 전 시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정의당이 7일 논의해 결정하기로 한 사항을 미리 예단해 보도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또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의원이 지난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대선 때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연대는 얻은 표의 몇 배에 해당하는 표를 잃어버린 큰 실책이었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안 의원이 다른 당과의 선거연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오면서 야권연대가 절실한 무소속 천병태 후보에게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