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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영 테마공원팀장 ②에서 이어집니다.

광명동굴에서 인기 있는 곳은 많다. 황금폭포, 빛의 공간, 근대역사관, 지하세계 판타지관, 대박을 터뜨린 와인동굴 등. 이런 곳은 전부 동굴 안에 있지만 동굴 밖에 있으면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 바로 '아이샤의 숲'이다.

 아이샤의 숲
아이샤의 숲 ⓒ 윤한영

광명동굴 마스코트인 동굴요정 아이샤의 이름을 붙인 '아이샤의 숲'은 아이나 어른이나 모두 좋아한다.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돗자리를 깔고 준비해온 도시락이나 간식을 먹는 관광객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나무들을 심고, 다양한 모양의 의자들을 놓고, 여러 가지 조형물로 아기자기하게 장식한 '아이샤의 숲' 인기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아이샤와 쿠오 조형물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기념사진을 찍는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사슴 등에 올라타면서 즐거워한다. 그곳에 2015년 8월 15일,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면서 역사적인 의미까지 덧붙여졌다.

그 공간을 만든 사람 역시 권 팀장이다. 아이샤의 숲 조성공사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양기대 시장과 권 팀장 의견이 달랐다. 멋지고 좋은 공간을 만들자는 기본적인 생각은 같았지만, 그것을 구현하는데 있어 생각 차이가 났던 것이다.

양 시장은 아기자기하면서 예쁜 공간이 되기를 기대했지만, 권 팀장은 현장 경험이 많은 노련한 토목직 공무원 입장에서 실용성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권 팀장은 양 시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관철해나갔다. 그 과정에서 양 시장을 설득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아이샤의 숲
아이샤의 숲 ⓒ 윤한영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들어진 아이샤숲

공사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겨울에 공사를 했기 때문이다. 4월 4일, 유료전환 재개장일에 맞춰 공사를 끝내야 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권 팀장은 그 점을 지금도 아쉬워한다.

"겨울에 나무를 심는 공사는 못해요. 봄, 가을에 해야죠. 나무는 가장 중요한 게 식재 시기거든요. 겨울에 공사를 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나무를 심으면서 공사업자는 하자가 나면 책임 못 진다고 하고, 우리는 심어야 하고. 서로 언성을 높이기도 했죠. 그 말이 맞지만, 일을 하다보면 우격다짐으로 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 거잖아요."

결과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겨울에 심은 나무들이라 죽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나무들은 그의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한 것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었다. 그는 지금도 아이샤의 숲에 가면 나무들의 상태를 꼼꼼히 살핀다.

사람들은 이런 속사정을 알까? 알아줄까? 권 팀장은 누가 알아주길 바라서 일을 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할 일이니까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란다. 아이샤의 숲은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들어졌고, 광명동굴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샤의 숲은 완성하고 난 뒤에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시장님도 자꾸 띄워주시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걸 보면 좋더라고요.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는 걸 보면 뿌듯하기도 해요."

 광명동굴 매표소 앞은 입장권을 사려는 관광객으로 지난 여름 내내 장사진을 이뤘다.
광명동굴 매표소 앞은 입장권을 사려는 관광객으로 지난 여름 내내 장사진을 이뤘다. ⓒ 윤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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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동굴을 유료로 전환하면서 매표소가 필요해졌다. 매표소 공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관광객들이 매표소 앞에서 100미터 이상 길게 줄을 설 것이라는 예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이 매표소와 주변 역시 권 팀장이 공사를 진행했다.

매표소 방향도 논란이 됐다. 사람들이 동굴 입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 정면에서 보이지 않아도 매표소를 찾는데 어려움이 없다, 이런 논란 끝에 지금처럼 자리를 잡았다.

"매표소가 잘 보일 필요는 없죠. 방향만 알면 다 찾아 가잖아요. 위치를 결정하고 나니까 매표소 주변이 너무 좁더라고요. 보기에 안 좋았죠. 매표소 주변 광장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시장님께 건의했죠. 잘 판단했던 거 같아요. 결과적으로 잘 됐죠."

권 팀장이 광명동굴에 처음 들어간 것은 2011년 1월이었다. 정광해 공원녹지과장을 따라  들어갔다. 정 과장이 같이 가자고 권유했기 때문이다.

"동굴 안이 컴컴하고 음침하고 해서 겁이 나더라고요. 저는 토목을 해서 그런 굴을 좋아하지 않아요. 겁을 많이 내요. 제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불안한 곳이어서 들어가면서도 무지 찜찜했죠. 다른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들어가는데 저는 자꾸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그랬어요."

그랬던 폐광이 이제는 멋진 관광지가 됐으니, 권 팀장은 신기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고 그렇단다. 자신의 손길이 닿은 아이샤의 숲과 코끼리차가 달리는 숲길을 볼 때마다 느낌이 남다른 것이 그 때문이다.

 권기영 테마공원팀장
권기영 테마공원팀장 ⓒ 윤한영

늦은 나이인 33살에 광명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권 팀장은 25년 경력의 토목직 베테랑 공무원이다.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한 그가 토목직 공무원이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는 토목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단다. 그래서 다른 일을 하다가 늦게 공무원 임용시험을 치르게 됐다.

그리고 그해 겨울, 간호사인 아내와 결혼해 아들, 딸 쌍둥이를 낳고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결혼이 늦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하나님이 축복해주셔서' 이란성 쌍둥이를 낳았단다. 이제는 대학생이 된 아이들 이야기를 할 때 그의 얼굴은 환하게 밝아졌다.

"쌍둥이 키우느라 애들 엄마가 힘들었죠. 직장 다니면서, 애들을 키웠으니. 그래서 고맙고 미안하고 그래요."

토목이 적성에 맞지 않아 토목직 공무원 역시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는 권 팀장. 그는 그 이유가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에 있다고 생각한다.

"성격이 외향적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거죠. 코끼리차 때문에 고민한 것도 다 그래서였던 거 같아요. 토목직이라 건설현장에서 노가다하는 사람들과 일을 하는데, 그런(내성적인) 성격 갖고 되겠어요? 그래서 많이 힘들었어요. 그나마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하지 않았나 싶어요. 공무원은 바깥보다 부딪힐 일이 그리 많지 않거든요."

2001년, 광명시가 홍수 피해를 입었을 때 펌프장 증설공사와 함께 피해복구사업을 한 것을 가장 보람 있는 일로 꼽은 권 팀장. 그래서 코끼리차 때문에 겪은 마음고생이 더 기억에 남는다나.


#권기영#광명동굴#아이샤의 숲#광명시#양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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