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커뮤니티뱅크(CB)가 미 국방부 소속기관이라는 미 국방부의 답변은 방위비 분담금을 이용한 불법적인 이자놀이의 법적, 조직적 책임이 미 국방부에 있음을 인정하는 의미를 갖는다.
커뮤니티뱅크(CB)가 미 국방부 소속기관이라는 미 국방부의 답변은 방위비 분담금을 이용한 불법적인 이자놀이의 법적, 조직적 책임이 미 국방부에 있음을 인정하는 의미를 갖는다. ⓒ freeimages

미 국방부가 "커뮤니티뱅크(CB)는 미 국방부 소유의 은행 프로그램(DoD owned banking program)"임을 확인하는 답변서를 지난 9월 8일 우리 정부에 보내왔다고 한다. 이 답변서는 한국 정부가 CB의 법적 지위 및 그간 방위비분담금에서 발생한 이자 규모를 묻는 질의서를 2014년 6월 27일 보낸 데 대한 답장이다. 질의서를 보낸 지 1년이 한참 지난 뒤다.

미 국방부는 '발생한 이자규모'를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CB의 전체 투자가능 잔고에서 발생하여 방위비분담금 계좌에서 기인하는 이자만을 산정할 수 없다"면서 "이자를 CB의 운용비로 사용하였다"(국방부, "커뮤니티뱅크 이자문제 관련 보고", 2015.10)라고 답변하였다고 한다.  

미 국방부는 불법적 이자놀이의 법적, 조직적 책임 져야

CB가 미 국방부 소속기관이라는 미 국방부의 답변은 방위비 분담금을 이용한 불법적인 이자놀이의 법적·조직적 책임을 미국 국방부가 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CB가 민간상업은행이어서 이자소득이 미국 정부와 무관하다는 그동안의 주장도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게 됐다.

미 국방부는 CB를 소유하는 기관일 뿐만 아니라 직접 관리감독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CB를 감독하고 관리하는 담당부서가 미 국방부의 '국방회계경리국(DFAS)'이기 때문이다. CB의 모든 업무는 '국방회계경리국'의 직접적인 감독과 관리 하에 수행되므로 CB의 이자놀이는 곧 미 국방부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CB는 미 국방부의 소유기관이므로 CB가 방위비 분담금을 운용하여 획득한 이자의 귀속처도 미 국방부가 된다. CB의 소유 및 감독∙관리 기관도 미 국방부고 수취한 이자의 귀속처도 미 국방부이므로 이자놀이의 법적, 조직적 책임은 당연히 미 국방부가 져야한다. 

민간사업자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 국방부와의 계약에 의해 CB를 위탁운영해 온데 불과하다. 즉, BoA는 미 국방부가 답변서에 밝힌 대로 한미소파상 초청 계약자일 뿐이며 CB의 소유기관도 관리감독 기관도 아니다. 하지만 CB의 위탁운영자로서의 BoA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위탁운영 역시 한미소파규정에 의거해 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방위비분담금을 BoA발행 양도성예금증서에 투자하거나 시중은행(신한은행)에 예치해 이자를 수취한 BoA의 위탁경영은 미 국방부의 잘못된 지시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한미소파 7조를 위반한 불법이다. 한미소파 제15조 2항에 의하면 "대한민국에서 위법한 활동에 종사하는 사실이 입증되는 때"는 초청계약자 지위를 미국은 철회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방위비분담금은 한국 돈, 미국은 이용권 가질 뿐

방위비분담금은 우리나라가 주한미군을 위해 지급하는 돈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한국이 소유권을 갖는다. 방위비분담금은 우리 예산에서 지출되며, 우리 국회가 예결산 심사권을 행사하며, 국가재정법을 준수해야 하고, 한국 내에서만 지출되어야 하고, 집행 과정 및 결과에 대해서 주한미군은 한국 정부에 보고할 의무를 지는, 우리의 재정주권 하에 있는 돈이다. 주한미군은 한국과 합의한 범위 내에서 다만 이용권을 가질 뿐이다.

이자의 원천이 된 종잣돈은 다름 아니라 군사건설비(방위비분담금 구성항목 중 하나)에서 불법적으로 전용 축적해 온 돈이다. 미국은 미2사단 이전비용에 쓰기 위해 2002년부터 군사건설비의 50%정도를 쓰지 않고 축적해 왔는데 그렇게 모인 돈이 2008년 10월 1조1,193억 원, 2015년 9월 3,923억 원(사용하고 남은 돈)에 이른다. 방위비분담금을 미2사단 이전비로 쓰는 것은 미2사단 이전비용을 미국이 부담하기로 한 LPP협정을 위반한 것이다.

이자발생의 원천이 한국에 반환되어야 할, 불법적으로 축적된 돈이므로 당연히 여기서 이자가 발생했다면 이 이자는 한국에 귀속되어야 한다. 또 이자를 수취하는 행위는 주한미군의 주둔 목적에 어긋나며 영리활동을 금한 한미소파7조(접수국법령의 준수)를 위반한 불법이다. 이자의 원천이 되는 돈이 불법적으로 축적된, 한국에 반환되어야 할 돈이고 또 이자수취행위 자체가 한미소파를 위반한 불법행위이므로 이자는 전액 한국 국고로 환수되어야 한다. 이 이자의 귀속처로서 미 국방부는 이자를 반환해야 하는 법적, 조직적 책임을 진다. 

이자소득 환수 피하려는 미국의 꼼수

미국은 이자규모를 묻는 우리 정부의 질의에 "(이자가) CB의 전체 투자가능 잔고에서 발생하여 방위비분담금 계좌에서 기인한 이자소득만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이자는 CB의 운영비로 다 썼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어떤 예금이든지 그 액수가 크든 작든 각각의 예금주가 있고 개별이 없으면 합도 없다는 이치에 비춰볼 때 이자소득의 국고환수 요구를 회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이자의 종잣돈에 해당하는 CB에 예치되어 있는 방위비분담금의 미집행액 잔고(원금)를 한국 정부에 통고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방위비분담 계좌에서 기인한 이자를 산정할 수 없다는 미 국방부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평통사(평화와통일을여는 사람들)가 2009년 방위비분담금 관련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면서 법원을 통해 확보한 BoA의 자료에 따르면 2006~2007년 2년간의 이자수익만 566억 원에 이른다. 

그리고 미 국방부의 말대로 이자를 설사 CB 운영비로 썼다 하더라도 이자를 한국에 반환해야 할 법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CB는 미 국방부 소속기관이므로 그 운용비용은 미국 예산에서 응당 지출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자료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이자를 계산할 수 없고 다 써버렸다는 미 국방부의 주장은 그 돈의 실제 주인이자 주권국의 국민인 한국민에 대해서 최소한의 신의마저 저버리고 정당한 요구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버리려는 고압적인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도 추징해야

또 미 정부는 이자를 수취하고서도 세금을 탈루하였다. 국세청은 미국 정부가 전적으로 소유하는 기관에서 발생한 이자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다는 한미 이중과세방지협약 제13조3항을 근거로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하였다. 그러나 위 한미협약은 합법적으로 취득한 이자에 대해서 적용되는 것이지 불법적으로 취득된 이자에 대해서까지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한국 국민의 혈세인 방위비분담금을 부당하게 운용해 이자를 얻고 이를 미국정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였기 때문에 한국의 법인세법에 따라 세금을 냈어야 한다. 또 한미소파14조는 미국 군대라 하더라도 대한민국 내 원천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를 면제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우리 국세청은 발생 이자에 대해서 세금을 추징해야 한다.

불법축적된 방위비분담금도 회수해야

우리 국방부는 향후 대책과 관련해 "방위비분담금계좌에서 기인한 이자수익의 정확한 규모 산정 불가 감안 시, 차기 협상 과정에서 방위비분담금 총액 규모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방안 검토(가) 필요"(국방부, "커뮤니티뱅크 이자문제 관련 국회보고")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자수익이 산정 불가하다'는 미국의 주장을 수용하면서도 방위비분담 총액에 반영한다는 것은 모순된 말이다. 이런 모순된 말을 하는 것은 우리 국민 눈치도 보고 미국 눈치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정부가 미국 눈치를 보는 순간 미국 뜻대로 귀결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차기 협상은 9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이 2018년에 종료되기 때문에 앞으로 2〜3년 뒤의 일이다. 우리 정부가 시간을 끌며 적당히 문제를 덮고 가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우리 국민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또 국방부는 앞으로 '현금 미집행액의 우선 사용을 독려'하여 향후 발생할 이자에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방안 역시 우리 국익보다는 미국 국익을 우선하는 것이다. 이른바 '현금 미집행액'이란 2002년부터 미국이 LPP협정 및 방위비분담 협정을 위반해 방위비분담금에서 불법적으로 축적해 온 돈을 가리킨다. 이 돈은 즉각 환수되어야 할 돈이지 '우선 사용을 독려할 돈'이 아니다.

국방부는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자 전액을 국고로 환수하는 것과 함께 이자소득의 원천이 되는, 불법적으로 축적되어 CB계좌에 잔고로 남아있는 군사건설비를 회수해야 한다. 미 정부로부터 이자소득과 관련한 자료를 입수해 이자소득의 정확한 규모를 밝히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매년 방위비분담 예산 가운데 2〜3천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미집행액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는 방위비분담금이 필요 이상으로 과대하게 설정됨으로써 귀중한 우리 국민혈세가 낭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 근본적으로 미국이 방위비분담금을 목적(한국방위지원)에 맞게 사용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전용하고 축적하는 것은 방위비분담금을 우리 국민의 혈세가 아니라 마치 자신의 쌈짓돈처럼 여기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우월적, 지배적 태도에서 비롯된다.

이번 불법적인 이자놀이를 계기로 과도한 방위비분담금을 대폭 삭감해야 하며, 9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끝으로 더는 굴욕적인 방위비분담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불법적인 이자놀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방위비분담금#주한미군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