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5년 전인 1990년 10월 3일 독일은 통일을 이뤄냈다. 1945년에 분단된 지 45년 만이었다. 같은 해 분단된 남북한은 7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어쩌다 한 번 열리는 이벤트성 이산가족 상봉에 '감격'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런 것일까.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7일 '독일은 통일 25년, 남북한은 왜 이런가'라는 주제로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독일 통일은 도둑처럼 온 게 아니라, 서독이 20년간 도둑처럼 조용히 준비한 결과물이었다"고 말했다.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독일 통일은 우연적인 사건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서독 정부가 20년에 걸쳐 지속한 (동구 공산권과의 관계정상화를 추구한) 동방정책이 이끌어 낸 '필연'이었다는 것이다.
서독은 빌리 브란트 사회민주당 정부가 1969년에 동방정책을 시작하고, 1982년에 반대 정파인 기독교민주당의 헬무트 콜 수상이 집권했음에도 이 정책을 계승해서 1989년 11월에 베를린장벽이 붕괴될 때까지 20년간, 동독에 연평균 29억 불 총 580억 불(1440억 도이치마르크)의 경제 지원을 했다.
"독일은 '통일'이라는 말 안 했다"이는 "당장 내년(2016년)이라도 통일이 될지 모른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통일은 벼락처럼, 도둑처럼 온다'고 주장하는 이들에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정 전 장관은 "독일 통일은 서독이 20년에 걸쳐 조용히 동독을 빨아들인 것"이라며 "동독의 갑작스러운 붕괴에 따른 서독의 준비 없는 흡수통일이라는 것은 표현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독은 소련 등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통일이라는 말도 잘 안쓰고 내독관계라고 했다"며 "반면 우리는 남북의 민심이 연결되는 경제지원과 교류협력도 중단돼 있는데 당장 내년이라도 통일이 될지 모른다는 말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 독일'과 '분단 한반도'의 3대 차이점에 대해 집중 분석한 <한통속> 65회의 자세한 내용은 내용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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