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9일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과거에도 음주운전 경력으로 승진이 늦어진 사실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06년 권오규 당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경제정책국장이었던 조 전 수석을 차관보로 낙점했다. 하지만 청와대 검증 과정에서 그의 음주운전 경력이 드러나 차관보 승진에서 탈락했다. 결국 다음해(2007년) 3월에서야 재정경제부 차관보로 승진했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음주운전뿐 아니라 단속될 당시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숨긴 것이 괘씸죄로 지목됐다"라고 전했다. 게다가 조 전 수석은 차관보 승진에서 탈락하기 전 또다른 음주운전 경력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조 전 수석이 재정경제부 근무 시절 직원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차관보 승진을 앞둔 지난 2006년 재정경제부 공무원 직장협의회는 직원 41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가장 닮고 싶은 재정경제부 관료'를 뽑았는데, 국장급 3명에 당시 신제윤 국제금융심의관, 이도호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과 함께 조 전 수석이 포함됐다.
음주운전 경력 때문에 6개월 늦게 차관보로 승진한 조 전 수석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을 거쳐 국무총리실 국정운영실장과 사무차장, 한국조세연구원장을 지냈다. 이어 지난 2013년 2월에는 박근혜 정부 '첫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발탁되며 박근혜 정부 1기 경제팀에 합류했다.
조 전 수석은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이던 지난 2010년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당시 총 28억683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22억 원이 서울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오피스텔 3채 등 부인 명의 아파트여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었다.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발탁될 당시에도 이러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약점으로 거론됐다.
한편 조 전 수석은 지난 28일 오후 10시 25분께 음주운전하다 추돌사고를 낸 뒤 100여미터를 뺑소니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서에서 "나는 운전하지 않았다, 대리기사가 운전했다"라고 주장했지만, 피해자인 택시기사는 "조 전 수석이 내 차를 들이받은 뒤 차를 운전하고 도망갔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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