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극복이 꼭 교수나 박사가 되는 등 사회적인 성공을 뜻하지 않는다. 자신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장애까지 사랑하며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마음이 갖춰져야 비로소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 장애 극복은 결국 자신의 마음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과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 결국 이 책의 시작과 완성이었다고 나는 믿는다."
전자책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저자인 조현대씨는 시각장애인이다. 나는 활동보조인으로 활동하면서 조씨를 알게 되어 지난 2일 그를 인터뷰했다.
조씨는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겨우 다섯이 되던 해 백내장을 앓게 되면서 실명을 하게 된다. 처음 앞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에는 더 없이 슬펐지만, 주변의 긍정적인 지지와 매일 밤 잠들기 전 아버지가 읽어주던 동화 덕에 까만 세상에서 색채가 있는 풍경을 상상하는 법을 깨우쳤다.
그런 그가 이제 동료 시각장애인들에게 그들과 더불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그가 겪었던 불편함과 고통을 낱낱이 파헤치며 희망을 말하고자 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게 칠흑 같은 어둠이라고 해서, 칠흑같이 살라는 법은 없었다. 어릴 적 아버지가 읽어주신 동화책처럼 곱게 색이 입혀진 인생을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했고, 이루어 왔다. 나는 어둠 속에서도 색채 있는 삶을 살아온 시각장애인이다... 나는 장애인이기 전에 독립적인 개체로서 열심히 살아왔다. 이렇게 나는 스스로의 생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그렇기에 이 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는 내가 처한 사회의 복지의 허와 실을 바로 보고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들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주는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 비장애인은 어쩔 수 없이 장애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 책은 비장애인들에게 그러한 한계를 넘어 장애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렌즈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학부에서 특수 교육을 전공했기에 장애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노출되어 있었고 그렇기에 잘 안다고 생각했던 나조차도,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미처 알지 못했을 장애인으로서 겪어야 하는 불편함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이렇게 우리가 불편하다고 느끼지 못할 만큼 사회에서 당연시되어지는 불합리한 부분들을 예리하게 꼬집어 내고 있다. 또한 다년간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모니터링 한 경험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장애인복지의 현 주소를 되짚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특수교육이나 복지 업종에 있는 사람일수록, 장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꼭 한 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이 책을 통해 장애를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이들은 장애를 조금 더 현실로, 생활로 바라볼 수 있는 렌즈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시각장애인으로서 살아가며 겪어온 현실적이고 솔직한 일상생활을 비롯하여 학교교육, 사랑, 사회생활까지 한국에서 살아가는 시각장애인의 삶, 자신이 살아온 삶 전체를 고스란히 이 한 권에 담아냈다. 따라서 진정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공존하는 사회를 살아가길 바란다면, 모두가 꼭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할 책이다.
"이렇게 책을 완성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2013년의 경험 때문이었다. 발가락에 흑색종이 생겨 대학 병원에 갔다가 피부암일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 말을 들었던 순간에는 담담했지만, 화장실에 와서 눈물을 쏟았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마음을 다잡았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자고, 겸손하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그래서 다른 사람을 위해 뭔가를 남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인생을 허비하지 말자고 다짐했다.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오는 동안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힘은 긍정적인 생각과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었다. 어떻게든 적극적으로 살려고 노력했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장애인에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었다. 내가 먼저 사람들이 다가올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다른 사람들이 장애를 부정적으로 생각할지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뭐든 할 수 있다고 다짐하는 것이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렇듯 나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책에는 부정적인 부분이 훨씬 많다. 반박도 있을 수 있고, 이외에 더 나은 제안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논쟁의 과정을 통해 장애인이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부디 이 책이 대한민국의 시각장애인의 현실을 우리 사회에 알리고, 시각장애인이 더 나은 삶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저자 조현대, 출판사 퍼플, 페이지 156, 가격 e북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