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김만복씨의 새누리당 입당이 지역 정치권에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입당 소식이 전해지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환영의 입장을 표했지만 지역 정가는 김만복 전 원장의 행보를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가장 황당하다는 쪽은 새정치민주연합이다. 야당은 부산 기장군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며 야권 인사들과 접촉을 가져왔던 김 전 원장이 실상 새누리당 당적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분노를 느끼고 있다. 새정치연합 측은 김 전 원장의 행동이 선거법 등 관련법에 저촉되는지에 대한 법률 검토에도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산 해운대·기장을 지역위원회는 6일 오전 부산시의회를 찾아 김 원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 자리에서 새정치연합은 김 전 원장의 새누리당 입당이 "참으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김 전 원장이 새누리당에 입당한 이후인 최근까지도 야권 인사인 마냥 행동해왔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김 전 원장은 지난 10·28 재보선을 앞두고 기장 지역 시의원에 출마한 새정치연합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지지연설을 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김 전 원장이 이러한 행동을 한 배경에 새누리당의 숨은 뜻이 있을 것이란 의혹까지 보태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김 전 원장의 입당은 누군가가 기획해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면서 "새누리당 역시 김만복씨의 정치공작 의혹에 대한 공동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당 의원도 곱지 않은 시선 "최소한 금도 있어야"새누리당이라고 환영하는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김 전 원장의 입당에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박민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최소한의 금도가 있어야 한다"면서 김 전 원장의 입당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박 의원은 "비록 우리 새누리당 당원 한 명이 늘었을지 몰라도, 최소한의 의리까지 저버리고 도둑처럼 입당한 사람까지 받아줘야 하나"라며 "배신자도 파렴치범도 다 받아주는 것이 관대함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원장이 출마를 노려왔던 해운대·기장을이 지역구인 하태경 의원의 반응 역시 차갑기는 마찬가지다. 하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김 전 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언급해오다 입당했다는 내용을 전하며 "정치적 멘탈이 붕괴된 정도가 아니면 이런 초현실주의 정치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추가로 입당 이후 김 전 원장의 새정치연합 후보 지지발언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볼 계획이라 밝혔다. 그는 "당협위원장 자격으로 직권조사를 하려고 한다"면서 "다음 주 정도부터 바로 조사단을 구성해서 조사를 하고, 사실로 밝혀지면 거기에 상응하는 징계 조치를 당에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당분간은 기자들과 연락을 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