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대로는 못 산다는 소리가 농민과 노동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숱한 상경투쟁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역대 최대 규모가 서울로 갈 것이다."오는 14일 서울에서 열리는 '민중총궐기대회' 참가를 조직하고 있는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의장이 한 말이다. 하 의장뿐만 아니라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송영기 전교조 경남지부장 등 여러 조직 책임자들은 현장의 높은 열기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
하원오 의장은 "올해 쌀값이 폭락했다. 농민들은 재벌의 수출을 위해 농업이 피해를 보아야 하느냐며 분노한다"며 "농민들은 지난봄부터 대규모 집회를 준비해 왔다. 정부는 쌀이 남아도는데 또 수입하고 있으니 가을이 되면 쌀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농민들은 오래전부터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재명 본부장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에 맞선 대안은 투쟁뿐이다. 더 쉬운 해고, 더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이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노동개악 3가지다"며 "박근혜표 노동개악의 근본적 목표는 자본이 노동자를 통제하고 그와 동색인 권력이 국민을 통제하여 국가를 독재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관공서 건물 외벽에 걸린 태극기의 크기가 애국의 척도가 되고, 친일의 역사가 애국의 역사로 만들어지는 독재시대로의 회귀다. 말은 창조경제라 하지만 '묻지마 복종'을 강요하고 있다. 노동자가 사람이 아닌 기계의 한 부품 정도로 전락하는 시대를 박근혜는 말없이 따르기를 강요하고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투쟁뿐이다. 타협도 대화도 대안이 될 수 없는, 오로지 투쟁이다"고 덧붙였다.
민중총궐기대회를 앞두고 민주노총, 전농 등 여러 단체들은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 10월 19일 창원 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거점농성에 들어갔고, 거의 곳곳에서 매일 아침 출근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 10월 17일 창원 만남의광장에서 지역민중대회를 열고 새누리당 경남도당 앞까지 거리행 진했으며, 이날 대규모 참가자들은 '가자 11월 14일 서울로'를 외치며 다짐했다.
어느 정도 상경할까. 전농 부경연맹과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버스를 타고 상경하는데, 이미 관광버스회사와 계약을 맺어 놓았다.
농민들은 경남에서만 버스 90대 정도 상경한다. 전농 부경연맹은 각 면지회당 버스 1대 이상 조직했고, 상경하는 농민은 2500~3000명 예상된다.
하원오 의장은 "농민들은 해마다 가을 무렵 전국농민대회를 서울에서 열어 왔는데, 많이 가봐야 경남에서만 1000명 이상 가본 적이 없다"며 "그런데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다. 민중총궐기 참가 때문에 대절 버스가 동났다고 할 정도"라 말했다.
노동자들도 대규모 상경한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연맹별로 참가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있다며 최대 7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만 버스 50대 이상 동원되고,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일반노동조합 등에서 대규모 상경한다.
송영기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경남에서만 조합원 400~500명 정도 상경할 예정이다. 교사들은 특히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더 폭발하고 있다"며 "지회별로 버스 1대 이상 참가를 조직했다. 진주와 창원, 양산, 김해는 버스 2~3대가 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