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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국정원)이 '기독교 평화행동 목자단'(아래 목자단)에서 활동하는 두 명의 목사에 대해 간첩 혐의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정원의 공안몰이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12일 오전 12시경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8층에 있는 김성윤 목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 목사의 자택과 최재봉 목사의 자택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예장합동 소속의 김 목사와 감리교단의 최 목사는 모두 목자단에서 활동해온 목회자들이다.

최근 목자단은 주한미군의 탄저균 반입에 항의하는 시국기도회를 여는가 하면, 탈북자 김련희씨의 북한 송환을 돕는 등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해왔다. 국정원과 경찰은 두 목사가 탈북자 김련희씨의 북한 송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했다고 보고 있다.

 국정원이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 소속 두 명의 목사에 대해 간첩혐의를 두고 수사 중이다. 보수언론 <동아일보>와 <채널A>가 이를 보도했다.
국정원이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 소속 두 명의 목사에 대해 간첩혐의를 두고 수사 중이다. 보수언론 <동아일보>와 <채널A>가 이를 보도했다. ⓒ 채널A 화면 갈무리

이 와중에 보수 언론이 이를 보도하며 대대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 <동아일보>는 지난 24일 자 기사에서 "(북한 대남공작조직) 225국으로부터 지령과 공작금을 받고 종교·노동계 좌파단체 간부들과 지하조직을 만들고 반정부 여론을 조성하려 한 혐의(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잠입·탈출 위반) 등으로 목사 김 모 씨(51)를 13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목자단은 '공안탄압이며 날조'라고 반발하고 있다. 목자단의 이적 목사는 기자와 만나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정원이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목자단) 소속 두 명의 목사에 대해 간첩혐의를 두고 수사 중이다. 이적 목사는 "국정원이 목자단을 반국가단체로 낙인찍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이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목자단) 소속 두 명의 목사에 대해 간첩혐의를 두고 수사 중이다. 이적 목사는 "국정원이 목자단을 반국가단체로 낙인찍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 지유석

"김련희씨 북송 문제로 국정원이 수세에 몰리니 목자단을 반국가단체로 낙인 찍으려 하는 것 같다. 특히 김성윤 목사는 목자단의 가장 약한 고리다. 김 목사가 지난 1992년 중부지역당 사건에 연루됐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중부지역당 사건은 지난 1992년 10월 국가안전기획부가 '남로당 이후 최대 간첩단 사건'이라며 95여 명을 간첩 혐의로 적발한 사건을 말한다. – 기자 주).

한편 최재봉 목사는 김씨 북송 관련 대외협력 업무를 도맡았다. 마침 최 목사는 압수수색이 이뤄지던 시점에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던 중이었다. 국정원은 최 목사의 방중을 북한 공작원과 접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상은 3년 동안 1만 원씩 적립해 중국 여행을 다녀왔을 뿐인데 말이다."

목자단 측에서는 '공안몰이 중단' 농성 들어가

국정원이 간첩 혐의를 씌워 관련자를 전격 구속하고, 보수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광경은 일종의 '공식'이다. 현재 김 목사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며 최 목사는 지난 25일 오전 국정원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나왔다. 목자단 소속 박병권 목사에 따르면 최 목사는 당시 15분 만에 조사가 끝났다고 했다. 박 목사는 "만약 혐의점이 확실하면 그 자리에서 최 목사를 체포했을 텐데 국정원이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는 국정원이 무리한 공안탄압을 자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보도에서 사실과 다소 다른 부분이 눈에 띈다. <동아일보>는 김 목사와 관련해 "목사 김씨는 총신대 출신으로 간첩단 남한 조선노동당 조직원이기도 했다. 2008년 9월부터 1년간 통진당(통합진보당) 당기위원장도 맡았다"고 적었다. 그러나 통진당이 출범한 시기는 2011년 12월이었다. 김 목사는 2008년 시점에 통진당이 아니라 민주노동당 당기위를 맡은 바 있다. 과거 통진당은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연대 등 진보진영 단일화로 꾸려진 정당이었다.

목자단은 지난 16일부터 기독교회관 건너편 소공원에서 '기독교 평화행동 목자단 종교탄압 공안몰이 중단 농성 투쟁'에 들어갔다. 수감 중인 김 목사 역시 지난 24일부터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이적 목사는 "공안탄압이 중단되고 김 목사가 풀려날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 편집ㅣ김준수 기자

덧붙이는 글 | 기독교 인터넷 신문 <베리타스>에 동시 송고한 기사입니다.



#평화행동목자단#국정원#공안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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