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중진 의원들의 일탈 행위가 연이어 드러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야당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행위들은 사회적으로 손가락질을 많이 받는 특권층의 '갑질'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총선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인 노영민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 결제 단말기를 설치해 놓고, 산자위 감사를 받는 산하 공공기관 등에 자신의 시집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등단 시인인 노 의원은 지난 10월 시집 <하늘 아래 딱 한 송이>를 출간한 뒤 자신이 지역구인 청주에서 출판 기념 북 콘서트를 개최했다. 노 의원 측은 동료 의원들은 물론이고 피감기관에 북 콘서트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했지만 대한석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산자위 피감기관에 시집을 판매했다.
특히 석탄공사는 노 의원의 사무실에서 시집 50만 원 어치를 샀고 노 의원 측은 출판사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이용해 영수증을 발급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사무실은 사업장이 아니어서 카드 결제 단말기를 설치할 수 없다. 현행법상 사업장이 아닌 곳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광물자원공사도 노 의원의 시집 200만 원어치를 샀다. 광물자원공사는 자원외교 부실 문제로 산자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문재인 최측근 노영민의 갑질 논란, 새정치연합은 침묵
노 의원 측은 11월 30일 "산자위 산하기관의 시집 구입 대금을 모두 반환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노 의원 측은 "북 콘서트에 피감기관이 화환도 보내지 못하게 했고 오지도 말라고 했지만 일부 기관에서 관행적 수준으로 시집을 구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오해의 소지가 있겠다 싶어 책 구입 대금을 모두 반환하라고 지시했고 벌써 오래전에 반환이 완료됐다"라고 밝혔다.
의원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한 부분에 대해서는 "출판사의 카드 단말기로 책을 구입한 기관이 딱 한 곳 있었는데 이미 결제를 취소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최측근 중 한 명인 노 의원이 '갑질' 논란에 휘말리면서 문 대표는 물론 당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노 의원의 부당한 시집 판매에 대해 아직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최근 같은 당 신기남 의원도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곤욕을 치렀다. 신 의원은 "자식이 졸업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게 됐다고 해 부모 된 마음에 상황을 알아보고 상담을 하고자 찾아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문 대표의 측근 중 한 명인 윤후덕 의원은 지난 8월 자신의 지역구인 파주에 있는 대기업에 딸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결국 딸이 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