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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사 하는 김수남 검찰총장
취임사 하는 김수남 검찰총장 ⓒ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임기 후반을 책임질 김수남 신임 검찰총장의 일성은 '체제 전복 세력 원천봉쇄'와 '폭력시위 사범 처벌 강화'였다.

2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김 총장은 첫 번째 당부 사항으로 '공안역량 재정비'를 꼽았다. 그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국가존립과 발전의 근간임을 명심하고,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세력에 단호히 대처해야 하겠다"라면서 "공안역량을 재정비하고, 효율적인 수사체계 구축과 적극적인 수사로 체제전복 세력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원천봉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최근의 폭력 시위 행태는 용인의 한도를 넘어섰다. 불법과 폭력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라며 "합법 시위는 보장하되, 불법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여 건전한 시위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이어 "집회 시위 현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이를 선동하고 비호하는 세력까지 철저히 수사하여 불법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라며 "불법 폭력시위 사범에 대한 처벌기준을 대폭 상향하고, 형사상 처벌뿐만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 등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교안 국무총리, 김현웅 법무부장관에 이어 신임 검찰총장까지 11.14 민중총궐기와 오는 5일 2차 총궐기 등 반정부 집회 시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여기에 임기 2년을 시작한 새 검찰총장이 '공안역량 재정비'를 첫 번째 당부 사항으로 꼽은 것은 박근혜 정부의 임기 후반을 공안수사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총장은 이날 자신의 임기 동안 지향해야 할 모토로 '국민을 위한 바른 검찰'이라는 구호를 제시했다.

다음은 41대 김수남 검찰총장의 취임사 전문이다

사랑하는 전국의 검찰 가족 여러분!

먼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2년간 탁월한 지도력과 높은 식견으로 우리 검찰을 안정시키고 훌륭하게 이끌어 주신 전임 김진태 총장님께도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어제까지 차장검사로 근무한 이곳 대검찰청에서, 이제는 검찰총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이 자리에 서니 더욱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길은 멀고 할 일은 많지만 우리 검찰 가족 여러분의 밝은 얼굴과 빛나는 눈빛을 보면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저는 이제 여러분과 함께 '국민을 위한 바른 검찰'이라는 목표를 향해 힘찬 첫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



검찰 가족 여러분!

대한민국은 50여년전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에도 못 미치는 세계 최빈국의 위치에 있었습니다만,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하고, 무역규모 세계 8위에 이르는 등 큰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법질서 수준은 이러한 외적인 성장이나 국가 위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국민은 '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법대로 하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법에 의한 해결보다는 실력과 힘에 의한 해결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법에 대한 불신은 사회 전반의 신뢰를 떨어뜨려,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며 명실상부한 선진사회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일찍이 한비자는 '항상 강한 나라도 없고, 항상 약한 나라도 없다, 법을 받듦이 강하면 강한 나라가 되고, 법을 받듦이 약하면 약한 나라가 된다(國無常强 無常弱, 奉法者强 則國强 奉法者弱 則國弱)'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국가 발전과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법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제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었을 때, 저를 아는 많은 분들이 축하인사를 전하며, "공정한 경쟁사회를 만들어 주세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내 주셨습니다.

국민은 우리 검찰이 법질서 확립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여 우리 검찰이 법질서 확립에 앞장서야 함을 강조하면서, 몇 가지 당부 말씀과 저의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첫째, 법질서를 훼손하는 각종 범죄에 엄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국가 존립과 발전의 근간임을 명심하고, 헌법가치를 부정하는 세력에 단호히 대처해야 하겠습니다.

공안역량을 재정비하고, 효율적인 수사체계 구축과 적극적인 수사로 체제전복 세력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하여야 합니다.

내년 4월에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공명선거 정착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선거 과정에서 부정과 불법이 사라지게 합시다.

또한 최근의 폭력 시위 행태는 용인의 한도를 넘어섰습니다.

불법과 폭력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입니다.

합법 시위는 보장하되, 불법·폭력 시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여 "건전한 시위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집회·시위 현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이를 선동하고 비호하는 세력까지 철저히 수사하여 불법의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불법·폭력 시위 사범에 대한 처벌기준을 대폭 상향하고, 형사상 처벌뿐만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 등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부정부패 척결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부정부패는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장애물입니다.

사회지도층 비리, 기업·금융 비리, 방위사업 비리 등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비리를 발본색원하는 데 힘을 모읍시다.

부패사범 수사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효율적인 수사시스템을 강구하고, 특별수사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부정부패 수사는 새가 알을 부화시키듯이 정성스럽게, 영명한 고양이가 먹이를 취하듯이 적시에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둘째,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일관된 법집행을 해야 합니다.

법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한비자는 또다시, 법집행에 어떠한 성역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법불아귀(法不阿貴), 즉 '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수사의 객관성·공정성은 검찰의 존재 이유이며, 검찰이 지켜야 할 절대가치입니다.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 또한 명심하고, 어떠한 사건이든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할 것입니다.

죄에 상응하는 적정한 형벌이 부과될 수 있도록 신병, 사건처리, 형 집행 등 검찰 업무의 모든 영역에서 원칙을 정립하고, 이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셋째, 원칙을 지키되 자세는 낮추어야 합니다.

사법에는 필연적으로 반대 당사자가 있으므로 원칙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받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원칙을 지키면서도 당사자의 주장을 경청하며, 상대방을 배려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겸손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낮은 자세로 다가가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습니다."

막힌 눈과 귀로는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어렵고, 결국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의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겸허하게 국민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수사에 있어서 정의감과 소신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자기만이 옳다는 생각은 지양해야 합니다.

또한 법률을 기계적·형식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빵 1개를 훔친 것으로 징역 19년을 복역한 장발장으로서는 자신에게 부과된 형벌이 위법하지는 않지만 불공정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는 "레미제라블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합니다.

넷째, 항상 혁신하여 검찰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눈부신 속도로 변화·발전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발전 속도에 맞추어 변화하고 혁신하여 끊임없이 우리의 역량을 강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르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의식과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어야 합니다.

또한 개개 검사와 수사관의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는 효율적인 수사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 처리에 있어서 서로 의견이 다를 경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합리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정립하겠습니다.

실력과 경륜을 갖춘 중간 간부들이 수사에 있어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부장검사 주임검사제를 확대 시행하겠습니다.

'위법·부당한 수사에 대한 효율적인 내부 통제방안도 강구해 나가야 합니다.

실체적 진실 발견은 절차적 정의가 수반될 때 비로소 의미가 있음을 유념하고, 적법절차를 철저히 준수하여 인권 침해의 시비가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대검과 일선청의 기능과 역할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묻지마 범죄,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 인터넷상 도박장 개설, 학교폭력, 가정폭력, 부패범죄 등 각종 범죄에 대한 형사정책적 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대처방안을 개발하는 "대검의 정책 기능"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일반적인 사건수사에 대한 일선청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하겠습니다.

또한 능력과 성과에 따라 인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합리적 인사시스템'도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꿈과 비전을 가지고 끊임없이 배우며, 고민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익숙한 것은 편안하고, 새로운 것은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변화가 없다면 발전도 없습니다.

다섯째, 공직자로서 청렴한 자세를 확립해야 합니다.

검찰은 수사의 주재자이며, 최고의 사정기관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어느 누구보다도 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됩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고개를 숙여 사람들에게 거리낌이 없어야 합니다(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양불괴어천 부부작어인 이락야)

집에 난 작은 틈으로 인해 집 전체가 서서히 무너져 내리듯이 개개 구성원의 작은 일탈도 조직에는 치명적 위기를 불러올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검찰 가족 여러분!

논어에 '태이불교 위이불맹(泰而不驕 威而不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태산 같은 의연함을 갖되 교만하지 않아야 하며, 위엄은 있되 사납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검찰에게 필요한 모습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을 집행함에 있어 엄정하며 의연함이 있어야 하지만, 막상 다가가서 보면 따뜻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이제 여러분과 저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의 꿈, 우리의 바람인 법질서 확립, 국민의 신뢰는 저 혼자 이룰 수 없습니다.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에 머물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함께 같은 꿈을 꾸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를 바라며,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수남#검찰총장#취임사#공안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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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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