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신문에서 남산둘레길이 열렸다는 기사를 보고 한 번 다녀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5일 다녀왔습니다. 전철을 타고 서울역에 내리니 오전 7시 30분입니다. 서울역 앞에서는 어느 종교단체가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남대문으로 갔습니다. 아침 일찍 좋은 빛이 있을 때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개장 시간이 오전 9시라고 하여 남산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성곽길을 따라 남산을 오릅니다. 백범광장에는 걷기행사를 위한 부스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남산분수대가 있던 곳은 공사로 많이 변해 가고 있습니다. 학생도서관을 지나 순환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아침 이른 시간이지만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제법 보입니다. 소월길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호젓한 남산둘레길이 시작됩니다.
아침 햇살이 싱그러운 남산둘레길을 혼자 걷습니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걸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나무 사이로 내려온 햇살이 잔설이 있는 작은 나뭇잎에 비추면 다시 살아난 듯 화려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오솔길을 걷다 보니 두 갈래길이 나옵니다.
어느 길로 가야할지 망설이고 있는데, 젊은 청년이 강아지와 같이 달려 옵니다. "안녕하세요. 둘레길을 걸으려면 어느 길로 가야 하나요?" 하고 물으니 "윗길로 가세요. 아래길은 하얏트호텔 쪽으로 하산하는 길입니다"라고 알려 줍니다.
둘레길을 걷다 보니 갈림길이 자주 나오는데 작은 안내 표지를 세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한남동쯤을 지나 조금 더 걸으니 쉼터가 나옵니다. 여기서 잠시 쉬면서 가지고 온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셨습니다. 이제부터는 국립극장 쪽으로 걷습니다.
국립극장을 지나서는 포장된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걷기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2시간 정도 둘레길을 걷고 나는 남산 타워를 보러 갑니다. 입구는 공사로 인해 어수선하지만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면 시내가 한눈에 들어 오기 시작합니다.
전망대에서 바라 보는 서울 모습은 장관입니다. 어느 외국인들이 기념 사진을 찍으며 "나이스 픽처"라며 좋아합니다. 케이블카 승강장을 지나 젊은이들이 사랑의 열쇠를 매다는 곳을 오르다 보니 젊은 연인들이 열쇠를 사고 있습니다.
사랑의 열쇠를 여기에 묶어 놓고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아 가길 바랍니다. 하산하며 만보기를 보니 2만 걸음이 넘었습니다. 오늘 남산둘레길 즐겁게 걷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