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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rmany's children are starving!", 1924, Original lithograph, 40.5 × 27.5cm. 개인소장
"Germany's children are starving!", 1924, Original lithograph, 40.5 × 27.5cm. 개인소장 ⓒ 개인소장 / 케테콜비츠

이 그림은 1차대전 직후 굶주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케테콜비츠의 작품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입니다. 아이들의 커다란 눈망울이 가엾습니다. 지금은 짱짱한 선진국인 독일이 당시에는 굶주림에 시달리는 나라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24년 당시 독일은 패전국이었습니다. 인플레는 극심했고 빵 한조각에 800억을 했다가, 1조 4천억이 되었다가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큰 피해자였습니다. 어른들이 벌인 전쟁에 아이들은 굶주림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케테콜비츠
케테콜비츠 ⓒ 케테콜비츠미술관

이 작품의 작가 케테 콜비츠( Kathe Schmidt Kollwitz, 1867~1945)는 사회의 문제를 작품 속에 담아 왔습니다.

그녀의 작품 속에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노동자의들의 투쟁, 농민전쟁이 주요 주제로 등장하지요. 그녀는 귀족가문 출신으로 의사와 결혼했습니다만, 그녀의 남편은 베를린 빈민가에서 자선병원을 운영하며, 가난한 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녀는 1차대전과 2차대전 두 번의 전쟁을 겪었습니다. 하루하루의 삶이 모두에게 고통스러웠던 시기죠. 1차대전 때는 아들을 잃었고, 2차대전 때는 손자를 잃었습니다. 케테콜비츠의 작품에는 그래서 슬퍼하는 어머니, 고통받는 사람들, 전쟁의 참상이 가득합니다. 그녀는 살아있는 한 시대의 고통을 작품으로 토해내고 싶어 했습니다.

 케테콜비츠미술관. 베를린
케테콜비츠미술관. 베를린 ⓒ 케테콜비츠미술관

케테콜비츠의 시대에도 지금도 전쟁과 삶의 고통은 멈추지 않습니다. 시리아에서, 이라크에서, 아프리카에서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간은 왜 이렇게 나아지지 않는 존재인 걸까요?

굶주리는 어린이들이 어디 1차대전 한 시기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에도 아시아, 아프리카의 저개발국이 그렇고, 시리아 난민촌 아이들 역시 굶주리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라고 예외일까요? 어디에선가 아이들이 굶고 있을 것 같습니다. 교육과 어린이복지에 도무지 국가가 돈을 쓰지 않는 나라이니 말이죠. '복지의 사각지대'라는 말은 얼마나 낯두꺼운 변명인지요.

이 그림을 보니 몇해 전 사건이 떠오릅니다. 겨울방학, 소년소녀 가장 등 결식아동에게 배달된 음식은 허술한 밥과 반찬, 건빵, 마른 김치였습니다.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이 와중에 아이들은 "밥을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는 감사의 쪽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부끄러웠습니다. 몇 해 전에 비해 경기는 더 나쁩니다. '복지의 사각 지대'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체감경기는 더 얼어붙을 것이고, 어려운 가정에는 더욱 찬바람이 몰아칠 텐데, 어디에선가 아이들은 굶주리고 있지 않을까요? 불경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언제나 힘없는 아이들입니다.



#케테콜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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